티웨이항공 새 사명 ‘트리니티항공’… ‘소노’ 명칭 사용 안 한 이유는?

시사위크
티웨이항공은 새로운 사명으로 ‘트리니티항공(TRINITY AIRWAYS)’을 확정하고, 내년 상반기 사명 변경 절차를 진행한다. / 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은 새로운 사명으로 ‘트리니티항공(TRINITY AIRWAYS)’을 확정하고, 내년 상반기 사명 변경 절차를 진행한다. / 티웨이항공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티웨이항공이 ‘트리니티항공(TRINITY AIRWAYS)’으로 사명을 변경할 것이라고 8일 밝혔다. 업계에서는 그간 대명소노그룹의 ‘소노(SONO)’를 새 항공사 이름에 포함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의 새로운 이름에 소노를 포함하지 않고 완전히 다른 이름으로 바꿔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먼저 티웨이항공 측은 새로운 이름 ‘트리니티’에 대해 “라틴어 ‘트리니타스(Trinitas, 삼위일체)’에서 유래한 것이며, ‘셋이 하나로 모여 완전함을 이룬다’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또 대명소노그룹의 호텔·리조트(숙박) 부문과 워터파크·골프·스키 등 여행 부문에 항공을 결합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상징성을 가진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대명소노그룹과 티웨이항공은 이번 사명 변경이 본격적인 시너지를 발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티웨이항공의 사명 변경은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항공기 외관 도장(리버리)을 포함해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적용한 전면적 리브랜딩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특허청에 ‘소노에어’, ‘소노에어라인’, ‘소노에어웨이즈’ 등을 상표권으로 출원한 만큼 이 가운데 하나를 티웨이항공의 새로운 사명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대명소노그룹이 출원했던 상표권 소노에어, 소노에어라인 등 대부분이 제3자에 의해 도메인으로 등록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대명소노그룹이 출원한 상표권인 소노에어, 소노에어라인, 소노에어웨이즈 등의 키워드를 활용해 도메인을 먼저 선점한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의 새로운 사명을 완전 다른 ‘트리니티항공’으로 확정했다. / 티웨이항공
대명소노그룹이 출원한 상표권인 소노에어, 소노에어라인, 소노에어웨이즈 등의 키워드를 활용해 도메인을 먼저 선점한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의 새로운 사명을 완전 다른 ‘트리니티항공’으로 확정했다. / 티웨이항공

도메인 등록·정보 조회 업체인 가비아를 통해 확인한 결과 ‘소노에어(Sonoair.com)’ 도메인의 경우 중국의 ‘선전 후리안시안펑 테크놀로지(Shenzhen HuLianXianFeng Technology)’란 유한회사에서 2015년 1월 먼저 등록했다.

‘플라이소노에어(Flysonoair.com)’는 지난 2월 11일 서울 구로구 거주자인 이모 씨가, ‘소노에어라인(Sonoairline.com)’은 경기도 광명시에 거주하는 김모 씨가 지난 2월 27일 선점했다. ‘소노에어웨이즈(Sonoairways.com)’ 도메인은 지난 3월 19일 경기도 김포시에 거주 중인 남모 씨가 등록했다. 플라이소노(Flysono.com) 역시 누군가가 지난 2월 27일 선점하고 도메인 등록·정보 조회 업체인 가비아 측에 개인정보보호 신청을 신청한 상태다.

앞서 예림당이 티웨이홀딩스 지분 전부를 대명소노그룹에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발표한 때는 지난 2월 26일이다. 즉 이씨와 김씨, 남씨 등 많은 사람들이 대명소노그룹에 매각되는 티웨이항공의 새로운 사명을 유추해 기업의 도메인을 미리 등록하고, 이를 해당 기업에 되파는 ‘사이버 스쿼팅’을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도메인을 선점 당한 경우 이를 되찾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제일 쉬운 방법은 도메인을 선점한 자로부터 해당 도메인을 구매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2000년 미국의 석유 기업 엑슨이 모빌을 인수합병하면서 발표한 새로운 사명 ‘엑슨모빌’ 명칭과 관련된 도메인을 한국인이 선점한 사태다. 당시 엑슨모빌 측은 해당 한국인에게 10억원을 지급하고 도메인을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기업들도 스쿼팅 피해를 입은 사례가 적지 않은데, 코오롱도 코오롱닷컴(kolon.com) 도메인을 찾아오기 위해 이 도메인 소유자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3자가 선점한 도메인을 구매하지 않고 되찾는 방법으로는 기업이 상표권 출원을 근거로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도메인 분쟁 해결 정책(UDRP) 등을 통해 도메인 반환을 요구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2000년 효성그룹이 스쿼팅 당한 ‘효성닷컴(hyosung.com)’ 도메인을 찾아오기 위해 미국에서 WIPO를 통한 소송을 진행해 되찾아온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명소노그룹과 티웨이항공 측은 선점당한 ‘소노에어’, ‘소노에어라인’, ‘소노에어웨이즈’ 등 도메인을 되찾는 데에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새로운 사명을 내부적으로 검토해 ‘트리니티항공’을 새 이름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의 새로운 사명 ‘트리니티항공’의 상표권 출원자는 차모 씨로, 대명소노그룹 측에서는 “전략적 대응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 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의 새로운 사명 ‘트리니티항공’의 상표권 출원자는 차모 씨로, 대명소노그룹 측에서는 “전략적 대응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 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의 새로운 명칭인 ‘트리니티 에어웨이즈’, ‘트리니티항공’의 상표를 지식재산정보 검색 서비스(키프리스)에서 검색해보면 전부 차모 씨가 출원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명소노그룹 측에 출원인에 대해 문의한 결과 “외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 ‘엑슨모빌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회사의 특허 관련 실무자 등 회사 관계자의 이름으로 상표권 출원을 대신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티웨이항공의 새로운 이름인 ‘트리니티항공’ 역시 이러한 사례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소노’를 항공사 이름에 포함하지 않은 점에 대한 추측도 이어진다. ‘소노(SONO)’라는 기업명이 영어로 직역할 시 ‘SO, NO(그래서, 아니)’라는 단어로 해석될 수 있고, 일본어로는 ‘소노(その)’의 뜻이 ‘그것’할 때 ‘그’로 쓰이며 또 다르게는 일본의 성씨 ‘소노(園, その)’로 오인될 수도 있다.

항공업의 경우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펼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사명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으로 꼽히는 만큼 대명소노그룹이 ‘소노’ 대신 새로운 이름을 찾은 게 아니냐는 평가가 이어진다.

또한 IATA(국제항공운송협회)에서 항공사들을 부르는 코드명도 일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는 추측도 이어진다. 현재 티웨이항공의 IATA 코드는 ‘TW’다. 새로운 이름인 ‘트리니티 에어웨이즈(트리니티항공)’도 영문명에 T와 W가 포함되는 만큼 새로운 IATA 코드를 찾지 않고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한 점도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트리니티항공은 기업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출발점”이라며 “고객 안전과 지속 가능성을 바탕으로, 항공업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근거자료 및 출처
‘티웨이항공, 트리니티항공으로 사명 변경’ 발표자료
2025. 9. 8 티웨이항공
지식재산정보 검색 서비스(키프리스) - 트리니티항공 상표권 검색
2025. 9. 8 키프리스
소노에어, 플라이소노에어, 소노에어라인, 소노에어웨이즈, 플라이소노 등 도메인 선점 확인
2025. 9. 8 도메인 등록·정보 조회 업체 가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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