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의 역사' 신은수, 풋풋한 첫사랑의 얼굴로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배우 신은수/넷플릭스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이 세상 교복을 다 입어보는 게 목표예요. 아직 너무 재밌어요. 잘 어울리는 거, 지금 할 수 있는 걸 다 해보고 싶고요. 이번 교복은 지금까지 입었던 거랑 달리 박시했거든요. 또 하나의 새로운 교복을 컬렉션에 넣게 됐어요."

신은수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달 2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고백의 역사'(감독 남궁선)를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고백의 역사'는 1998년, 열아홉 소녀 박세리(신은수)가 일생일대의 고백을 앞두고 평생의 콤플렉스인 악성 곱슬머리를 펴기 위한 작전을 계획하던 중 전학생 한윤석(공명)과 얽히며 벌어지는 청춘 로맨스. 독립 장편 영화 '힘을 낼 시간'으로 2024년 전주국제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남궁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신은수는 극 중 악성 곱슬머리 때문에 단 한 번도 고백에 성공해 본 적 없는 여고생 박세리 역을 맡았다. 한눈에 반해버린 학교 인기짱에게 성공적으로 고백을 하기 위해 유일한 해결책인 전학생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능청스럽게 다가가며,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냈다.

배우 신은수/넷플릭스

이날 신은수는 "작년 이맘때쯤 찍고 '고백의 역사'를 보게 됐다. 너무 재밌게 찍었는데, 보시는 분들도 우리가 찍었을 때만큼 행복하고 많이 웃으셨으면 좋겠다"며 "사실 두 번을 명이 오빠 옆에서 봤는데 두 번 다 울더라. 난 안 울었다. 약간 맺히는 정도였다. 확실히 F(MBTI)인 것 같다"고 유쾌하게 작품을 접한 소감을 밝혔다.

'고백의 역사'는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 3위를 기록했다. 신은수는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정말 매일매일 기분이 좋다"며 "그런데 예상은 못했다. 나한테 너무 소중한 영화라 진짜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소망은 가득했다. 좋은 결과로 이어지니까 정말 기분이 좋다"고 뿌듯하게 웃었다.

1998년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신은수의 사투리 연기도 화제를 모았다. '반짝이는 워터멜론'에서 수어로 호평받았던 신은수는 이번에는 훌륭히 부산 사투리를 선보였다. 이를 위해 대본을 다 외울 정도로 준비했고, 현장까지 사투리 선생님이 함께했다. 아이패드에 대본을 옮겨 높낮이와 억양을 세세히 기록하기도 했다. 있는 듯 없는 듯한 규칙과 디테일함 때문에 선생님과 함께 번호를 만들어 높낮이 규칙도 정했다.

"나중엔 '은수 씨 1번이요'하면 '아, 이 정도' 할 정도로 디테일하게 준비했어요. 이름마다 높낮이가 달라서 먼저 이름부터 싹 정리했고요. 수어도 사투리도 아예 다른 언어라고 생각했는데, 사투리는 양도 많고 '본토 바이브' 내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전 사투리를 잘 모르잖아요. 선생님이나 부산분들이 '진짜 잘하고 있다' 하시니 안심이 되더라고요."

배우 신은수/넷플릭스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세리의 곱슬머리였다. 신은수는 "처음 대본부터 악성 곱슬이라고 했는데, 그때는 앞머리가 없는 생머리였다. 테스트를 그 상태로 해보니 앞머리가 복슬복슬한 게 사랑스러울 것 같았다"며 "앞머리를 자르고 파마를 했는데 물에도 젖고, 또 폈다 파마했다 반복하니 풀리더라. 나중엔 분장팀에서 거의 한 시간 동안 한 땀 한 땀 말아줬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곱슬머리는 세리에게 콤플렉스였지만 다행히도 신은수에게는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는 "처음엔 어색했는데 너무 편했다. 원래 반곱슬에 숱이 많아서 매번 매직만 해서 파마는 처음이었다. 생각보다 편해서 마음에 들었다"면서 "지금은 거의 나았는데, 피부가 예민해서 학창 시절 아토피가 있었다. 흉터가 있을 때는 반팔 입는 걸 부끄러워하고는 했다"고 자신의 콤플렉스도 슬쩍 귀띔했다.

"사춘기 나이대는 워낙 보이는 거에 민감하잖아요. 남이 보면 그 자체가 너무 사랑스러워도 자기만의 고민은 늘 누구나 있고요. 세리의 고민은 그거(악성 곱슬)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고민이 너무 귀여웠어요. 그리고 나중에는 어쨌든 깨닫잖아요. 있는 그대로의 내가 좋다는 걸. 그런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런 만큼 세리와 자신의 공통점, 차이점도 세세히 느껴진 듯했다. 신은수는 "사실 친한 친구들은 나를 보는 것 같다더라. 친한 사람들이랑 있을 때의 에너지가 세리의 기본 값이다. 그런 에너지가 고점인 상태에서 연기하려 했다"며 "다른 건, 세리가 진짜 멋있다고 느꼈다. 솔직하고, 표현이 순수하고 용기 있는 친구다. 자기 마음을 드러낼 수 있는 게 엄청 큰 용기지 않나. 그런 면에서 나보다는 세리가 좀 더 용기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배우 신은수/넷플릭스

신은수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직진하는 세리와 달리, 자신은 조금 뚝딱거린다며 손을 내저었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본래 자신보다 훨씬 주춤주춤 하게 된다며. 그래서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려는 세리가 자신보다 더 멋있다고 했다. '국민 첫사랑', '첫사랑의 얼굴'이 욕심나지 않냐는 물음에는 "누군가 나를 그런 이미지로 봐주시면 영광"이라며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질문 하나하나에 답할 때마다 신은수는 밝고, 쾌활하고, 명랑했다. 배우로서나 연기에 대한 포부를 물을 때 더욱 그랬다. 관심 가는 장르나 하고 싶은 게 있냐는 말에도 "지금은 장르물이나 액션을 하고 싶다. 안 해본 것들에 조금씩 관심이 간다. 교복을 많이 입었지만, 교복을 입고 해도 좋다. 그런 장르를 하면 내가 못 보여드렸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씩 웃었다.

인터뷰의 끝무렵, 청춘에게 한 마디를 부탁할 때에는 슬슬 너스레도 떨었다. 신은수는 "연애하는 청춘분들, 날씨가 점점 좋아지니 예쁘게 사랑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란다. 우여곡절 덜 겪으시고 '고백의 역사'를 보시면서 사랑을 충전하셨으면 좋겠다"며 "고백을 앞둔 분들은 세리처럼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다면 닿을 거다. 혹시 용기가 안 난다면 영화를 보고 용기를 얻으셔서 고백에 성공하시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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