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온라인 고립이 선원 기피 부추긴다…MZ세대 유입 위한 통신 인프라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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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사회에서 통신은 단순한 정보 수단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 됐다.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 특히 MZ세대에게 온라인 접속은 인간관계와 일상의 중심에 있다. 이들에게 '온라인 단절'은 가장 큰 불편이자 공포다.

지하철과 버스 안을 보면 누구나 스마트폰에 몰입해 있다. 음악을 듣고,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고, 금융거래나 검색, 쇼핑, 게임까지 모든 활동이 손 안에서 이루어진다. 말 못하는 아기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연결은 삶의 기본 조건이 됐다. MZ세대에게 가장 큰 체벌은 통신을 차단당하는 '고립'일지 모른다.

이러한 시대에, 선원이란 직업은 온라인으로부터 고립된 대표적 직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선박은 대양을 항해하며 육지와의 단절된 환경 속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오랫동안 선원직은 가족·사회와의 단절, 물리적 고립, 심리적 고독이라는 '외로운 직업'의 대명사였다. 최근에는 통신 인프라가 일정 부분 개선됐지만, 여전히 육상과 동일한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

MZ세대가 선원직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온라인 고립'이다. 단순한 물리적 고립보다 더 큰 문제는 SNS, 메신저, 인터넷 등 온라인 활동에서의 단절이다. 이는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극명하게 충돌한다.

그러나 발상을 전환해 보자. 만약 해상에서도 육상 수준의 통신 환경이 구축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빠르고 안정적인 인터넷이 가능하다면, 선원들은 가족과 실시간 소통을 이어갈 수 있고, 온라인 수업이나 취미, 재테크 활동까지 가능해진다. 이는 곧 직업으로서의 매력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선원들에게 있어 최고의 복지는 단순한 급여나 편의시설이 아니라, 단절 없는 온라인 환경일 수 있다. 이는 정보 접근성, 원격의료, 온라인 금융활동 등을 포함하는 디지털 권리의 보장이다. 해상에서 온라인 주식거래를 하거나,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세상과 연결된 삶을 산다는 것은 MZ세대에겐 강력한 유인책이다.

게다가 선원은 육상 직업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입, 일정 기간 근무 후 장기간 유급휴가라는 이점도 갖는다. 여기에 통신 인프라가 더해진다면, 젊은 세대가 해상 직업을 외면할 이유는 줄어들 것이다. 이는 단순한 직업 유도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이 해양 응용산업 산업의 국제적 선도국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지금은 정부가 나설 때다. 해상에서의 고속 통신망 구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선원 직업군의 존속과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양수산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부처는 구체적 로드맵을 마련하고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해양 원격의료 및 디지털 교육, 금융 서비스 확대를 위한 민관 협력도 병행돼야 한다.

현재, 육상과 동일 수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통신 시스템이 개발되어 있고, 외국적 선박에서는 활발히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적선박에서의 도입이 더디게 진행됨에 따라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 그리고, 외국적 선박으로의 이직의 불씨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선원은 국가의 해양영토를 지키는 최전선이다. 그들이 디지털 세상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일, 그것이야말로 국가가 책임져야 할 시대적 과제다.

박상익 SK해운연합노동조합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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