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치 ETF 지고, 고배당 ETF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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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올해 20~30%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주목받았던 주주가치 테마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승 탄력이 최근 한풀 꺾였다.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코스피가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배당을 통해 수익을 보강할 수 있는 고배당주 ETF로 눈을 돌리고 있다.

5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와 ‘ACE라이프자산주주가치액티브’에서 지난 한 달간 약 5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배구조 테마 ETF 6개로 범위를 넓히면 총 116억원이 유출됐다.

연초 이후 주주가치 ETF에 751억원이 몰렸던 것과 달리 최근 자금 유입세는 눈에 띄게 약화됐다. 올 6월 새 정부 출범 이후 주주환원 정책에 이목이 쏠리며 기대감에 고공행진을 이어갔으나 증시가 박스피(박스권+코스피)에 갇히면서 기대감도 소멸된 탓이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정체가 뚜렷하다. 6개 ETF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33.67%에 달하지만, 최근 한 달 수익률은 0.74%에 그쳤다. 특히 중견·중소형주(株) 비중이 높은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는 한 달 수익률이 -1.21%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금융지주와 반도체 등 대형주 중심 ETF는 비교적 방어력을 보였으나,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 중심 ETF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고배당 ETF로 자금이 유입되는 모양새다. 상법 개정으로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이 예고되면서 배당주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한화자산운용 ‘PLUS고배당주’ ETF에는 6420억원이 순유입됐다.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4030억원, TIGER 은행 고배당플러스TOP10 2552억원 등 다른 고배당 ETF에도 뭉칫돈이 몰렸다. 8월 12일 상장한 ‘KODEX 금융고배당TOP10’에도 840억원이 순유입됐다.

증권가에서는 배당주 전략이 박스권 장세에서 유효하다고 분석한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지수 움직임이 제한된다면 배당을 활용해 수익률을 보강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며 "증시가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거듭했던 지난 2012~2016년에는 고배당 지수의 배당금 재투자 수익률(토탈 리턴)이 코스피 전체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 강송철 연구원은 "정부 정책 기대가 약화됐더라도 낮은 금리 환경에서 배당주의 매력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배당주 지수의 최근 성과는 코스피 상승률(15.45%)에는 다소 못 미쳤다. '코스피 고배당50' 지수는 6월 5일부터 9월 5일까지 9.02% 상승했고, ‘코스피 배당성장50’ 지수는 10.22% 올랐다. 그러나 안정적 배당을 통한 수익 보강과 변동성 완화 효과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곧 배당주의 성수기가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찬 바람 불면 배당주라는 말이 있듯 하반기는 배당주 기대감이 올라가는 시기기 때문이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과거 9~10월 배당주 성과가 긍정적이었다"며 "연말로 갈수록 기업 배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4년 이후 배당수익률 상위 기업의 9월과 10월 성과는 벤치마크(비교지수)를 평균 1.9%포인트, 2.5%포인트 각각 상회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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