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모빌리티재팬(HMJ)이 올해 1~8월 일본 자동차시장에서 지난해 전체 판매량을 넘어서는 성과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일본 판매는 아직 절대 규모로 보면 크지 않다. 하지만 불모지나 다름없던 일본에서 단 3년 만에 연간판매량을 매년 경신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인스터와 인스터 크로스 같은 소형 전기 SUV를 앞세워 합리적 대안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체험 △사회공헌 △팬덤 전략까지 동원해 브랜드 입지를 다져가는 모습이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5년 1~8월 일본에서 총 648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판매량인 618대를 넘어선 수치다. 올해 4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소형 전기 SUV 인스터(캐스퍼 EV 수출명)가 성장세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오는 10일 출시 예정인 인스터 크로스 역시 추가적인 판매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지난 2022년 5월 일본 승용차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며 '무공해차(ZEV) 중심 라인업'과 '딜러 없는 온라인 판매'라는 전략을 도입했다. 이는 일본에서 전례 없는 방식이었다. 아이오닉 5가 같은 해 일본 올해의 수입차에 선정되며 현대차 브랜드가 빠르게 존재감을 각인시킨 것도 이런 차별화된 접근 덕분이다.
현재 HMJ는 △인스터 △코나 EV △아이오닉 5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 등 전기차 라인업을 앞세워 '전동화 전문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일본 고객의 특성을 고려한 현지화 전략도 본격화됐다. 지난 7월 론칭한 실시간 화상 상담 서비스는 온라인 판매의 편리함은 유지하면서도 일본 소비자가 중시하는 인간적 소통을 강화한 사례다.
또 현대차는 오프라인 공간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5월 오픈한 복합 고객체험 공간인 현대차 오사카 CXC(Customer Experience Center)를 시작으로 센다이·후쿠오카 등 주요 거점에 쇼룸을 연이어 개설했다. 연말까지 도쿄·사이타마 등 수도권까지 진출하며, 고객이 직접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아울러 전국 18곳에서 운영 중인 드라이빙 스폿(Driving Spot)을 통해 시승 기회를 제공, 단순 구매 전환이 아니라 브랜드 경험 자체를 확산하는 전략을 병행한다.
현대차는 일본 사회·문화 영역에서도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오사카 엑스포 브론즈 스폰서로 참여해 친환경 전기버스를 제공했으며,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즈 구단에 아이오닉 5 불펜카를 지원해 스포츠 팬들에게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노출했다.
지난달에는 해외 첫 공식 브랜드 팬덤인 '현대모터클럽 재팬'을 출범시켜 고객 자발적 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팬덤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HMJ의 행보는 단순히 판매량 확대를 넘어 '전동화와 새로운 판매 모델로 일본시장의 문을 연다'는 장기 전략의 시험대라 할 수 있다. 향후 경쟁모델들이 속속 투입되는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어느 정도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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