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의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기본급과 정년연장 등 쟁점 요구안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측이 기본급 인상과 성과금·격려금 등을 담은 1차 제시안을 내놨지만, 노조 측은 “형식만 갖춘 안”이라며 거부하고 총파업을 경고했다. 이번 주 사측의 2차 제시안이 파업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단체교섭 두 달여 만에 사측이 내놓은 1차 제신안은 실망스럽고 부족하다”며 “조합원의 희생 노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형식만 갖춘 제시안은 수용할 수 없다”고 1일 밝혔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28일 울산공장에서 열린 2025년 임단협 제19차 교섭에서 1차 제시안으로 기본급 8만7000원 인상을 제안했다.
1차 제시안에는 성과금·격려금은 350%+1000만원과 주식 10주(27일 종가 기준)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는 2025년 경영목표 달성과 하반기 위기극복, 글로벌 자동차 어워즈 수상 기념 등에 따른 보상이다.
그러나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통상임금에 각종 수당 포함, 직군·직무별 수당 인상 또는 신설 등을 요구 중이다.
특히 노조는 정년연장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개시 전년 연말(최장 64세)로 연장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사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교섭은 회사와 노동조합이 만나 소통해서 타협점을 찾는 것이지 한 쪽이 일방적으로 부족하다고 몰아치는 것은 아니다. 이해의 폭을 넓혀달라”고 호소했다.
노조는 사측 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파업 시계가 돌아가고 있다고 분명히 경고했다”며 “사측이 전향적이고 책임 있는 제시안을 내놓지 않는다며 파국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4만2000명 조합원의 분노는 일시적인 감정이 아니라 자존심이 짓밟히는 모멸감이 폭발 직전의 에너지가 된 것”이라며 “요구를 끝내 외면한다면 총파업으로 분노를 표출시킬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 노사는 이번주 사측이 2차 제시안을 내놓기 전까지 비공개 실무교섭과 본교섭을 병행하며 협상안에 대한 의견차를 좁혀 나갈 전망이다.
이미 파업권을 확보한 노조 측은 당장 다음 달부터 연장근로와 토요일 특근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협상력을 끌어올린단 방침이다. 노조는 지난 13일 임단협 결렬을 선언한 뒤 25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90.93%가 파업에 찬성하며 파업권을 획득했다.
현대차 노사가 7연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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