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국가대표 3루수' 허경민(KT 위즈)이 KBO리그 역대 27번째 발도장을 찍었다. 허경민은 겸손하게 소감을 전했지만, 그가 남긴 족적은 거대하다.
허경민은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와의 시즌 최종전에 1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6타석 5타수 5안타 1볼넷 2득점을 기록했다.
올해 두 번째 5안타 경기다. 지난 7월 9일 SSG 랜더스전서 5타수 5안타 1홈런 2득점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때 KT는 10-3 대승을 거뒀다. 이번에도 허경민은 활발한 출루로 팀에 9-8 승리를 안겼다.
또한 KBO리그 역대 27번째 기록을 썼다. 허경민은 이날 전까지 시즌 98안타를 기록 중이었다. 안타 5개를 추가하며 103안타를 작성, 8시즌 연속 100안타 금자탑을 쌓았다. 허경민은 두산 베어스 시절인 2018년 167안타를 시작으로 매해 세 자릿수 안타를 생산했다. 올해도 시즌 막판 100안타를 넘기며 자신의 건재함을 알렸다. 만약 2017년(95안타) 5안타만 추가했다면 2015년부터 11년 연속 100안타를 칠 수 있었다.

첫 타석부터 허경민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1회 선두타자로 등장한 허경민은 중전 안타로 1루를 밟았다. 이후 안현민과 장성우의 볼넷으로 3루에 들어갔고, 황재균의 2타점 적시타로 홈에 들어왔다.
2회 두 번째 타석은 볼넷을 얻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은 실패.
세 번째 타석에서 역사를 썼다. 4회 주자 없는 1사 1-2 카운트에서 감보아의 4구 슬라이더를 타격,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생산했다. 8년 연속 100안타를 달성하는 귀중한 타구. 이순철 SBS SPORTS 해설위원은 "가장 이상적인 곳에 타구를 보냈다"며 허경민의 타격 기술을 칭찬했다. 다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아 득점을 더하진 못했다.


네 번째 타석에서 귀중한 점수를 뽑았다. 팀이 4-2로 앞선 6회 1사 2루, 허경민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뽑았다. 앤드류 스티븐슨은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 안현민의 2루타로 허경민은 리드를 벌리는 득점을 올렸다.
7회 8-8 동점 상황, 2사 1루에서 중전 안타를 쳐냈다. 대타 강백호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장진혁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이닝이 종료됐다.
끝내기의 발판을 놓았다. 9회말 1사 1루에서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5안타 경기의 완성. 이정훈의 볼넷으로 1사 만루가 됐다. 장진혁이 3루 방면 땅볼을 쳤다. 롯데 3루수 박찬형이 송구 실책을 저질러 끝내기 주자 안치영이 득점을 올렸다. KT의 9-8 승리. 허경민의 안타가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경기 종료 후 허경민은 "힘들었던 경기였다"라면서 "처음에는 역전을 당했지만, 다시 역전을 할 수 있는, 저희가 강팀이라는 것을 느꼈다. 중요한 경기에 이겨서 기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8시즌 연속 100안타 소감을 묻자 "스스로 화려한 선수가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다.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야구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면서 "최대한 주전 자리를 오래 지켜서 8년이 아니라 9~10년, 남은 기간 동안 더 늘려나가고 싶다"며 기뻐했다.
이어 "시즌을 하다 보니 이 기록 하나가 눈에 보이더라. 꼭 달성하고 싶었는데, 부상 때문에 조금 늦었다. (8시즌 연속) 100안타를 치는 순간만큼은 스스로에게 잘 견뎌줘서 고맙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 두 번째 5안타 경기다. 허경민은 "많은 선수들이 알다시피 오늘 같은 날은 방망이를 내면 안타다. 저는 공격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냥 찬스 연결해 주고 한 베이스 보내줄 수 있는 상황을 생각했다. 뒤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동생들이 공을 잘 골라주고 끈질기게 해줘서 상대의 실투를 유발하지 않았나 싶다"며 공을 팀원에게 돌렸다.

인터뷰 내내 허경민은 자신보다는 주변에 공을 돌렸다. 자신을 화려하지 않은 선수라고 했다.
아니다. 8년 연속으로 쌓아온 세월이 이를 증명한다. 역대 KBO리그 선수 중 단 27명만 달성한 기록이다. 두산에서 만든 세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국가대표로 따낸 2015 프리미어12 우승 트로피, 2018년 3루수 골든글러브, 2023~2024 3루수 수비상도 허경민이 최고라는 방증이다. 야구팬에게 허경민은 누구보다 멋지고 아름다운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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