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41.2km.
정현우(19, 키움 히어로즈)는 2025시즌 신인들 중 유일하게 1년 내내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는 선수다. 물론 팔꿈치 통증과 재정비 등으로 빠진 기간도 상당했다. 그러나 이미 136일간 1군에 등록됐고, 데뷔 시즌 풀타임을 예약했다.

정현우를 둘러싼 안 좋은 얘기가 구속논란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해 정현우 포심의 평균구속은 단 141.2km다. 덕수고 에이스로 뛴 작년에 공식대회서 150km 이상을 찍었다는 게 구단 관계자와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아마추어 대회가 많이 열리는 서울 목동구장에도 엄연히 트랙맨 장비가 설치돼 있다.
그런데 정작 프로에선 구속이 영 안 나온다. 130km대 후반까지 떨어지기도 했고, 140km대 중반을 넘는 공이 많지 않다. 고교 시절 150km대 구속이 사실 많이 찍혔던 건 아니라는 얘기도 있고, 프로의 장기레이스가 처음이라 체력안배 요령이 당연히 없는 점도 언급된다. 어쨌든 구속은 데뷔전부터 일관적으로 140km대 초반이다.
지난 29일 잠실 LG 트윈스전은 좀 달랐다. 최고 147km에 144km 수준의 공도 많이 나왔다. 이날 스탯티즈 기준 포심 평균구속은 143.8km였다. 올 시즌 15경기 중 최고였다. 130km대 공은 하나도 없었고, 143~144km 정도의 공이 많았다.
사실 구속보다 더 고무적인 건 내용이었다. 그날 정현우는 6이닝 5피안타 3탈삼진 3볼넷 2실점으로 데뷔 후 세 번째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했다. 늘 고비를 넘기지 못했던 그가, 6회말 무사 만루 위기서 1점만 내주고 팀의 리드를 유지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스스로 고비를 넘기고 승리투수가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한 관계자는 결국 구속보다 투구내용이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물론 당연히 같은 내용이면 구속이 더 나와야 내용이 더 좋다고 인정받는 건 맞다. 그러나 구속은 프로에서 체계적으로 훈련을 더 하면 자연스럽게 올라올 가능성이 크고,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해서 야구를 그만둘 것도 아닌 만큼 선발투수로서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전임감독과 설종진 감독대행이 정현우를 꾸준히 선발투수로 기용해 성장을 유도하는 건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다. 팀 사정상 정현우를 선발로 안 쓰면 안 되긴 하지만, 꾸준히 기다려주는 것은 유망주들에겐 아주 큰 선물이다.
그렇다면 정현우가 구속을 떠나 선발투수로서 내용의 향상을 보여줄 필요는 있다. 29일 LG전 같은 내용을 9월에도 좀 더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본인도 팀도 1년간, 그 이상의 투자의 의미가 있다. 투구폼이 부드럽고, 제구와 커맨드도 확실히 또래들보다 좋은 수준이다.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올해 최대한 얻는 게 있어야 2026시즌 준비에도 탄력을 받는다. 그냥 두들겨 맞기만 하고 올 시즌을 마치면 구속논란만 남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현우가 리그 최강타선 LG를 상대로 퀄리티스타트와 승리투수 타이틀을 한꺼번에 가져간 건 큰 의미가 있다. 시즌 평균구속 최고를 찍으니 내용까지 좋았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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