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BPO업계 전직 가처분 소송 판결 '직업선택 자유보다 업체이익 우선시'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업계 M사에서 U사로 이직한 임직원에 대해 전직금지 가처분 소송이 받아들여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M사가 제기한 전직금지 가처분 소송에 대해 지난 11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로 인해 퇴사일 기준으로 1년 내에 동종업계로 취업이 불가능해졌다. 뿐만 아니라 고문계약, 자문, 용역 등 노무와 용역을 제공해서도 안된다.

전직금지 가처분 소송이 받아들여진 건 BPO업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업계에서 전직 가처분 소송은 몇 년전 까지만 해도 전무했다.

퇴직임원은 경업금지약정을 지켜왔고 회사도 금전적으로 보상을 통해 문제의 소지를 없앴다.

최근 들어 이와 비슷한 전직금지 가처분 소송이 여러 건 있었지만 모두 기각됐다.

하지만 이번 가처분 소송은 달랐다. 법원의 이번 전직금지 가처분 인용결정은 전직금지약정의 유효성이 인정된 판단이었다. M사에 장기간 근무했고 임원으로도 2년 이상 근무한 사실과 무엇보다 반출한 자료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동안 경쟁사로 이직시 전 회사에서 개인이 작성했던 제안서나 각종 문서를 가지고 이직한 경우가 많았지만 묵인돼왔다. 이번 판결에서는 본인 노트북에 있는 제안서도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봤다. 따라서 반출 자료에 대한 점검이 더 철저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전직해 이전 기업과 갈등을 겪고 있거나 전직을 준비하고 있는 임원들의 행보가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월급을 받던 회사 자료를 무분별하게 가지고 이직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던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개인의 직업 선택의 자유가 존중돼야 하는 만큼, 오랫동안 몸담았던 회사와 동료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타 업계에 비해 BPO업계에서 동종업체로의 이직은 큰 이슈가 많지 않았다. 임원과 대표들까지 경쟁사로 이직이 빈번했지만 법보다 가까운 '암묵적 배려'가 있었다.

임원들은 근로계약시 작성한 영업비밀 보호와 경업금지 약정을 지키려 노력했고 팀장급들도 함께 했던 기업과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눈치껏' 했다.

5년 전부터 컨택센터 시장에 AI돌풍이 불면서 상담인력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더해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이 아웃소싱시장 축소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최근 국회를 통과된 노란봉투법까지 시행된다면 BPO기업들의 수지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시장에서는 영업 능력을 갖춘 임직원을 찾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다. 개인 입장에서는 연봉과 직급상승의 기회가 제공되고 업체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니즈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최근 들어서는 개인에서 팀으로 더 나아가 사업부 단위로 이동까지 나타나고 있다. 신입보다는 경력자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신규 사업보다 기존 사이트에 대한 윙백을 원하는 니즈가 커졌다.

BPO업계 간 이직이 활발해 지면서 상위 5개사 모두를 거친 것은 흠이 아닌 능력으로 대우받는 역설적인 상황에 이르렀다. 이렇다 보니 승진과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해서는 한 회사에서 장기 근무하는 것보다 3개 기업만 거치면 시간을 반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다.

영업 인력과 영업권이 같이 움직이는 경우는 거의 없을 정도 줄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존재한다. 'A사이트는 누구의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이직시 "500석에서 많게는 2000석까지 가지고 올 수 있다"고 공헌하기도 한다. 이 경우 대부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해 1년 안에 퇴사로 이어졌다.

조직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동료들과 함께 쌓아올린 노력의 결과물을 마치 본인이 다 이루어 낸 것처럼 개인화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는 회사와 동료를 폄훼하는 것으로 개선이 필요하다.

박남구 대전광역시컨택센터 협회장은 "자신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객사 입장에서 제안을 하기보다 경쟁기업의 제안 방향과 가격 정보에만 열을 올리는 건 제안사와 고객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전 회사 영업권을 두고 어제의 동료가 적으로 만나면서 고객사들도 난처해 서로 만나기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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