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올해 목표로 하는 1조6530억원 규모 주주환원이 연말까지 계획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6000억원대 자사주 매입‧소각이 예정된 상황에서 1000억원 추가 매입도 관측된다. 주주환원 여력 확대 가능성은 순이익 및 보통주자본비율(CET1) 제고가 관건이며 비은행 수익 강화가 핵심으로 지목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이 올 상반기 매입한 4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내달 9일 소각하기로 했다. 앞서 하나금융 이사회는 주가 안정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40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을 결정, 지난 2월 공시한 바 있다. 소각될 자사주는 보통주 639만8075주에 달하며 현재 하나금융의 발행주식 총수는 2억8472만3889주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0월 매입한 자사주 총 251만6991주를 지난 5월 20일 소각한 바 있다.
현재 경향대로라면 상반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밝힌 연내 최소 6000억원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무리 없이 이행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4일 하반기 2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추가 매입‧소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총 1조6530억원 규모 주주환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정된 현금 배당 1조원과 자사주 매입 소각 6530억원을 합산한 규모다. 연말 총주주환원율은 42%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연간 총주주환원율은 전년 대비 5%포인트(p) 상승한 38% 수준이었다.

올해 '분기 균등배당'을 도입한 하나금융은 분기별 2500억원 현금 배당을 계획, 지속적인 주주환원 의지를 증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분기 균등 배당은 투자자가 안정적인 캐시플로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과 동시에 그 외 나머지 자본은 매입‧소각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동시에 주가 상승 기대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의 올 초(1월2일)부터 최근(8월28일)까지 수익률은 45.9%로 50%에 육박한다. 주가 추이를 보면 1월2일 5만6800원(종가 기준)에서 8월28일 8만2900원으로 꾸준히 우상향했다.
회사 주주환원 계획 이행과 지속적인 정책 발표, 경영진의 의지는 주주 기대감을 상승, 실제 주가를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해 말 자사주 5000주를 개인 돈으로 매입, 책임경영 실천과 주가 부양 의지를 표명했다. 이 시기 강성묵 부회장(1200주)과 이승열 부회장(1000주)을 포함한 주요 임원이 총 9350주를 장내 매입했고 올해 들어서도 1700주 추가 매입했다.
더구나 함 회장은 하나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1배 이상 올리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내보이고 있다. PBR은 순자산가치와 시가총액을 비교할 때 쓰이는 지표로, PBR이 1이면 시가총액과 순자산가치가 동일하다는 의미다. 'PBR<1'의 의미는 장부가치보다 주가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함 회장 의지에 시장은 하반기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내다봤다. 추가 자사주 매입 규모가 기대보다 작았던 반면 경영진의 주주환원 의지가 강하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1000억원대 추가 자사주 매입이 실현되면 주주환원율은 45%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2027년 목표로 잡은 주주환원율 50%에도 한 발짝 더 가까워지게 된다.
자사주 중심 주주환원 전환 ‘PBR 0.8배’ 관건
하나금융은 자사주 중심 주주환원으로 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비쳤다. 현재 하나금융 PBR은 0.5배 수준으로 금융권의 적정 PBR 수준은 0.8배선으로 분석된다. △KB금융이 0.66배 △신한금융이 0.54배 △우리금융이 0.52배로 4대 금융 주식은 여전히 저(低)평가주로 분류된다.
박종무 하나금융 재무최고책임자(CFO) 부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밸류업 계획상 PBR 0.8배 수준이 되면 자사주 매입·소각 중심의 정책에서 비중을 검토하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나금융은 PBR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고 자사주 중심 주주환원 전환 시기도 머지않은 것으로 파악한다.
다만 하나금융은 주주환원 규모로만 보면 KB‧신한금융보다는 열세다. 하반기 결정된 자사주 매입 규모만 비교할 때 KB 8500억원, 신한 8000억원으로 하나금융의 4배에 달한다.
순이익 규모는 물론 주주환원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CET1 비율이 경쟁 금융지주보다 뒤처진 데 기인한다. 상반기 4대 금융 순이익은 △KB 3조4360억원 △신한 3조374억원 △하나 2조3010억원 △우리 1조5940억원을 기록했다. 6월 말 기준 KB금융과 신한금융의 CET1 비율은 각각 13.74%, 13.59%로, 같은 기간 13.39%를 기록한 하나금융보다 최대 0.35%p까지 앞섰으며 이는 주주환원 규모와도 맞물린다.
CET1 비율 13.0~13.5% 구간 유지가 목표인 하나금융은 지난해 말(13.22%)보다는 상반기 0.17%p 상승했다. 2022년(13.16%)과 2023년(13.22%)을 포함해 추이를 보면 CET1 비율은 상승세다. 다만 무분별한 자사주 소각은 오히려 CET1 비율 하락과 주주환원 여력을 축소할 수 있다.
주주환원 공간을 넓히기 위해서는 전체 계열사의 수익 개선이 요구된다. 특히 하나금융은 올해 비은행 수익 강화를 통한 전체 순익 넓히기에 방점을 찍었다. 함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금융 신(新)영토 확장’을 위한 비은행 부문의 글로벌 시장 진출 등 수익 채널 다양화를 강조한 바 있다.

다만 하나금융의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는 최근까지도 개선 흐름을 보이지 못했다. 하나금융 비은행 기여도 추이는 최근 3년간 1분기 실적을 놓고 볼 때 △2023년 12.2% △2024년 18.8% △2025년 12.4%다. 2024년 1분기는 홍콩 ELS 충당금 적립 등으로 은행 수익이 하락하면서 일시적으로 비은행 기여도가 증가한 영향이다. 올해 2분기 4대 금융의 비은행 기여도는 △KB 39% △신한 30.3% △하나 12% △우리 5%로 집계됐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은행 성장을 바탕으로 수익성과 자본력 등 그룹 기초체력을 확대하면서 비은행 계열사들에 대한 지속적인 강화 전략으로 그룹 성장동력을 넓혀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궁극적으로 기업가치 및 주주환원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연금 및 보장, 자본시장, 지급결제 등 다양한 사업부문에 성장 기회를 도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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