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역시 메이저리그는 냉정하다.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좌완 디트릭 엔스(34)를 선발투수로 보지 않는다.
엔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2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실점했다. 그러나 정확히 34구만에 칼 교체됐다.

엔스는 작년까지 2017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2경기, 2021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9경기가 메이저리그 경력의 전부였다. 국내 팬들에겐 2024시즌 KBO리그 LG 트윈스에서 뛰며 익숙해졌다. 그러나 LG에서 1선발 역할까지는 못했다. 30경기서 13승6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다.
구위는 좋은데 안정성이 좋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은 엔스가 체인지업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했고, 엔스도 염경엽 감독의 말을 듣고 체인지업 구종가치 향상에 열을 올렸다. 외신들에 따르면 엔스는 현재 유행하는 킥 체인지를 장착했다.
엔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마이너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까지 올라갔다. 7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5.60을 찍고 볼티모어로 현금 트레이드 됐다. 볼티모어는 디트로이트와 달리 엔스를 왼손 셋업맨으로 꾸준히 기용한다. 9경기서 1패3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3.86. 성적도 개선됐다.
이날은 볼티모어 이적 후 처음으로 선발등판했다. 그러나 선발로테이션 운영상 구멍이 생겨 엔스를 투입한 것이 드러났다. 그렇지 않고선 1점밖에 안 준 투수를 3회 2사에서, 공 32구만에 교체할 리가 없다. 올 시즌 대부분 시간을 불펜에서 보낸 만큼, 갑자기 긴 이닝을 던지게 할 수도 없긴 하다.
엔스는 1회 리드오프 로만 앤서니에게 95.2마일 포심을 낮게 잘 깔았지만, 중월 솔로포를 내줬다. 이후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93~95마일 포심에 커터,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단, 날리는 공이 다소 많은 경기이긴 했다. 투구 탄착군이 좁지는 않았다. 보스턴 타자들의 컨디션이 좋았다면 좀 더 고전했을 수는 있다.
볼티모어는 올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다. 일찌감치 시즌을 포기했다. 내년에 볼티모어가 엔스와 함께할까. 16경기서 1승2패3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4.83. 냉정히 볼 때 미련을 갖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나이도 내년이면 35세다.

엔스가 아시아로 다시 눈을 돌릴지, 미국에서 계속 도전할 것인지를 지켜봐야 한다. 단, 요즘 KBO리그는 젊고 힘 있는 공을 뿌리는 외국인투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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