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혁명 시대, 150km 넘는 공 던지는데…” LG에 시대역행 에이스가 있다, 140km라도 임찬규가 던지면 다르다[MD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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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규/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150km 넘는 공을 던지는 투수가 많은데…”

LG 트윈스 우완 임찬규(33)는 오랫동안 이 팀에서 주요 선발투수로 활약해왔다. 그러나 특출난 활약을 펼쳤던 시즌을 꼽는 건 쉽지 않다. 2023시즌 14승3패 평균자책점 3.42로 확 일어나긴 했다. 작년에도 10승6패 평균자책점 3.83이었다.

임찬규/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그런데 올해 임찬규는 확실히 다르다. 2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 5⅔이닝 7피안타 3탈삼진 4사사구 2실점으로 시즌 11승(3패)을 따냈다. 평균자책점은 2.71로 소폭 상승. 그러나 국내투수 평균자책점 1위이자 리그 탑5다.

이제 임찬규는 KBO리그 최고의 피네스피처가 됐다. 이날 포심 최고 145km까지 나왔지만, 평균구속은 140km이었다.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까지 4개 구종을 비슷한 비율로, 스트라이크를 많이, 공격적으로 던지며 KIA 타선을 압도했다.

임찬규는 결국 몸쪽 승부와 슬라이더를 얘기했다. 우투수가 슬라이더를 잘 구사하는 건 결국 우타자 공략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이고, 몸쪽까지 자신감을 갖게 된 건 그만큼 믿는 구종이 됐다는 의미다. 좌타자도 요리하는 수준이다. 올 시즌 좌우타자 피안타율은 0.244, 0.264로 큰 차이가 없다.

그렇게 임찬규는 1위 LG의 토종 에이스로 맹위를 떨친다. 그는 “승이야 뭐, 연승할 때도 있고 잘 던져도 못할 때도 있다. 후반기에 내가 나가서 팀이 전승이다. 그게 중요하다. 상대도 에이스가 등판해서 좀 더 집중했다. 타자들이 좀 쳐주면서 승리로 연결됐다”라고 했다.

국내 최고의 피네스피처라는 수식어에 자부심이 있다. 임찬규는 “내 색깔이 되는 것 같아서 좋게 생각한다. 구속이 안 나오는 날에도 벤치나 팬들이 불안한 느낌이 없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다. 구속이 느린 선수들에게 그래도 희망이 되는 것 같아서 좋다. 롤모델로 생각하는 선수들도 자신들의 생각을 정리해서 좋은 선수가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디테일하게 물었다. 임찬규는 “구종 구사율이 좋다. 카운트에 상관없이 네 가지 구종을 아무 카운트에 던질 수 있다. 100%는 아니지만 내가 원하는 코스로 갈 수 있다. 3B든 2B든 편중되지 않고 모든 구종을 다 구사할 수 있다”라고 했다.

현대야구는 타자들의 타구속도, 테크닉이 더 좋아졌다. 피네스피처가 예전보다 훨씬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다. 임찬규는 그래서 더욱 뿌듯하다. “구속혁명의 시대다. 모든 투수가 150km 이상의 공을 많이 던진다. 그래서 좀 더 유니크한 나만의 색깔이 빛을 발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야구를 오래하는데 있어서, 부상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서 좋다”라고 했다.

몸쪽 승부에는 올해부터 자신감을 얻었다. 임찬규는 “올해다. (박)동원이 형, (김)광삼 코치님, (장)진용 코치님하고 되게 많은 얘기를 했다. 나도 결국 발전하기 위해서 몸쪽과 슬라이더를 던져야 한다. 그 두 가지가 되면서 1이닝씩 더 던지는 퍼포먼스가 나오는 것 같다”라고 했다.

임찬규/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염경엽 감독은 장기적으로 구위가 가장 좋은 손주영이 토종 에이스가 돼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당장 임찬규의 경험과 노하우, 완성도를 뛰어넘긴 어렵다. 임찬규가 올해 LG의 통합우승 레이스를 이끌어가는 당당한 주연이다. 시대역행 에이스지만, 그만큼 뛰어난 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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