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강정호 멘탈.”
LG 트윈스 4번타자이자 주전 3루수 문보경(25)은 올 시즌 맹활약한다. 2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까지 116경기서 타율 0.292 24홈런 99타점 81득점 OPS 0.891 득점권타율 0.291. KBO리그 그 어떤 4번타자, 그 어떤 3루수에도 밀리지 않는 활약이다.

문보경은 2022년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희생번트를 실패한 뒤 벤치에 들어와 엉엉 운 적이 있었다. 지금도 회자되는 김재웅(상무)의 다이빙 캐치 및 더블플레이의 희생양이었다. 실제 그 장면으로 준플레이오프의 전체적인 흐름이 키움으로 확 기울었다.
그런 문보경은 올 시즌에도 1루 덕아웃에서 울었다. 6월27일 잠실 KIA전이었다. 문보경답지 않은 송구 실책이 두 차례나 나왔다. 그러자 염경엽 감독은 6월28일 KIA전을 앞두고 전날 문보경이 덕아웃에서 울고 있길래 “네가 애냐? 우리팀 기둥이 이XX하고 있으면 야구가 돌아가겠냐”라고 했다.
LG는 문보경이 실책 2개를 했던 그날 역전승했다. 다음 날 염경엽 감독은 웃으면서 이를 회상했고, 김현수 등 고참들이 그런 문보경을 신나게 놀렸다는 후문이다. 여기서 눈에 띄는 건 문보경의 눈물이 ‘약한 멘탈’을 상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염경엽 감독은 23일 경기를 앞두고 문보경을 두고 “성향이 엄청 좋다. 멘탈이 좋다. 좀 착해서 그렇지. 순한 맛이 있다. 많이 울었는데 멘탈이 약해서 우는 게 아니다. 자기 감정이 막 화도 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런 게 북받쳐서 감정적으로 울음이 터지는 거지. 멘탈이 약해서 울고 그런 선수는 아니다”라고 했다.
결국 문보경의 과거의 눈물은 팀 퍼스트 마인드와 함께 팀의 중심타자로서 일종의 승부욕이라고 봐야 한다. 염경엽 감독은 “강정호 멘탈이다”라고 했다. 강정호를 히어로즈 사령탑 시절 직접 데리고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염경엽 감독이다. 강정호의 멘탈, 승부욕은 역대급이라고 말하는 관계자가 많다.
염경엽 감독이 2024시즌 중반 문보경을 갑자기 4번타자로 명명하고 쓴 것도, 문보경이 자신의 푸시에 흔들리지 않고 잘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염경엽 감독은 “지금 보경이는 잘 가고 있다”라고 했다.
실제 공수에서 그 어떤 3루수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올해 3루수 골든글러브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염경엽 감독도 문보경을 두고 “꾸준하게 100타점씩 하는 선수가 될 것이다. 4번타자 역할 중 하나가 100타점이다. 올해는 110타점 이상할 것이다. 무조건 리그 탑클래스 3루수다. 수비도 많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나아가 문보경이 미래의 LG 기둥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염경엽 감독은 “홍창기, 문보경, 신민재가 앞으로 팀의 리더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현재 팀을 김현수와 박해민 등이 이끌어가지만, LG는 이미 다음 기둥까지 자연스럽게 만들어가고 있다. 문보경을 보면 LG가 현재와 미래의 희망을 동시에 밝힌다는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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