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375' 178홈런 타자 대체 외인, 공포의 9번 타자로 재탄생…"뒤에 있는 것도 나쁘지 않아" [MD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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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앤드류 스티븐슨./KT 위즈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앤드류 스티븐슨(KT 위즈)이 공포의 9번 타자로 새롭게 태어났다.

스티븐슨은 멜 로하스 주니어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 땅을 밟았다. 로하스는 KBO리그 통산 178홈런을 친 장수 외국인 타자. '흑곰' 타이론 우즈를 넘어 외인 최다 홈런 기록을 작성했다. 올해 극심한 부진에 빠졌고, KT는 고심 끝에 로하스를 내보내고 스티븐슨을 영입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6일 한화전 데뷔전부터 5타수 2안타를 때려냈고, 다음날 KBO리그 1호 홈런을 치며 역전승에 기여했다.

좋던 흐름이 꺾였다. 첫 2경기를 제외하고 17일까지 타율 0.167(30타수 5안타)에 그쳤다.

이강철 감독은 빠른 발을 믿고 스티븐슨을 1번에 기용했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이 원하는 '1번감'은 아니었다. 스티븐슨은 초구부터 방망이를 내는 등 공격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스티븐슨의 스윙 비율은 63.2%다. 25타석 이상을 소화한 타자 중 전체 1위다. 이강철 감독은 1번 타순에 공격적 스윙보다는, 끈질김을 요구하는 편이다. 아쉬운 타격 성적과 스타일, 두 가지 이유가 겹쳐 스티븐슨은 9번으로 내려갔다.

2025년 8월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br><br>KT 스티븐슨이 7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삼진을 당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br>

9번으로 자리를 옮기자 방망이가 터졌다. 19일 4타수 2안타 1득점 1타점을 기록했다. 9회말 내야안타와 도루를 적어내며 끝내기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20일은 4타수 1안타 1홈런 1득점 2타점으로 시즌 2호 홈런을 쳤다. 표본은 매우 적지만 9번 타순에서 타율 0.375(8타수 3안타)로 펄펄 날았다.

21일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9번이 나은 것 같다. 저렇게라도 살려야 한다"라면서 "8번 하려다 9번으로 내렸다. (상위 타순으로 연결되면) 발이 빠르니까. 어쨌든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성실함에 혀를 내둘렀다. 이강철 감독은 "베이스 러닝부터 모든 플레이를 되게 열심히 한다. 정말 절실하게 하는 점들은 고맙다"고 밝혔다.

언제까지 스티븐슨은 9번으로 나서게 될까. 이강철 감독은 "뒤에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허)경민이가 좋아지고 있고, (김)민혁이도 기본적으로 친다. 뒤에서 연결해서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KT 위즈 앤드류 스티븐슨./KT 위즈

이강철 감독의 말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최근 1번으로 나서는 허경민의 타격감이 괜찮다. 주로 2번으로 출전하는 김민혁도 방망이 실력은 확실하다. 스티븐슨은 빠른 발로 스스로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타자다. 스티븐슨이 기회를 만들면 두 선수가 타점을 올릴 수 있다는 뜻. 거기에 공격적인 스윙도 9번으로 나선다면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당분간 스티븐슨은 9번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애런 알테어(전 NC 다이노스)가 공포의 8번 타자로 군림한 바 있다. 스티븐슨도 알테어처럼 하위 타순에서 폼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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