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네오플 파업이 장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가 초과이익분배금(PS) 요구안을 4%에서 2%로 낮추며 한발 물러섰지만, 사측은 “성과 기반 원칙”을 내세우며 거부했다.
3차 교섭이 빈손으로 끝나면서 4차 교섭은 9월 4일로 미뤄졌다. ‘던전앤파이터’ 20주년을 맞은 올해, 핵심 IP가 노사 갈등으로 발목이 잡히면서 유저와 시장의 피로감은 커지고 있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네오플 노조는 이번 교섭에서 PS를 제도화하지 못할 경우 전 직원에게 축하격려금 2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회사는 “개인과 조직의 성과에 따른 차등 보상 체계가 이미 운영되고 있다”며 거부했다.
네오플은 신규 개발 성과급(GI)과 전사 성과급(KI)을 근거로 충분한 보상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넥슨 일본법인 이정헌 대표도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보상체계의 급작스러운 변화는 없다”고 못 박았다. 결국 양측은 같은 주장을 반복하며 또다시 평행선을 그었다.
노조의 양보에도 사측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자, 비판의 화살은 넥슨 경영진으로 향한다. 지난해 네오플은 ‘던파 모바일’ 중국 흥행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직원 성과급은 줄어든 반면 경영진 보상은 급증했다는 불만이 크다.
회사가 ‘성과 해석권’을 독점하면서 임직원 간 격차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업계 일각에선 “성과주의가 정당성을 가지려면 기준과 수치가 공개돼야 한다”며, 불투명한 보상 구조가 갈등을 장기화시키는 원인이라고 꼬집는다.

이용자 피해는 이미 현실화됐다. 네오플은 전면 파업에 돌입한 직후 ‘DNF 유니버스 2025’ 등 20주년 기념 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대규모 업데이트와 오프라인 콘텐츠 발표가 무산되면서 하반기 로드맵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PC방 점유율과 모바일 매출 순위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커뮤니티에는 “20주년이 허탈하다”, “게임을 접을까 고민된다”는 불만이 이어진다. 파업의 대가가 유저 이탈과 매출 위축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사측은 교섭에서 ‘목표 달성형 스팟 보너스’ 부활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노조는 현 시점에선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급여 손실 보전 문제에 대해서도 사측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지키겠다”고 선을 그었다. 일부에선 네오플의 전사 출근율이 60%를 넘어섰다는 점을 근거로 “노조의 파업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이용자 신뢰와 브랜드 가치는 이미 흔들리고 있어, 단순한 힘겨루기만으로는 사태를 수습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핵심을 공정성과 투명성으로 본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주장하는 성과주의가 정당성을 얻으려면 GI·KI 산식과 임직원 보상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노조 역시 유저 피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협상안을 현실적으로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9월 4차 교섭은 단순한 힘겨루기가 아니라, 숫자와 기한으로 신뢰를 증명할 수 있느냐를 가르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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