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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발매된 음원 '그날이라'의 앨범 커버[사진=박라영] |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저녁,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은 타악기의 울림으로 가득 채워졌다. 무대의 주인공은 퍼커셔니스트 박라영. 서울대학교 음악대학과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수학한 그녀는 현재 수원시립교향악단의 단원으로 재직 중이며 솔리스트로, PIK Percussion Trio 멤버로 활발한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온아트컴퍼니가 주최하고 두들리안타악기앙상블과 PTS가 후원한 이번 독주회는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을 맞아 광복의 기억을 소리로 되새기겠다는 의도로 마련됐다. 작곡가 지혜, 김윤경, 그리고 연주자 박라영이 공동 작업한 'gnarirA(그날이라)'라는 작품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새롭게 작곡된 곡으로 이날 세계 초연됐다.
이번 공연의 사회는 개그맨 이정수가 맡았으며 두들리안타악기앙상블 단원인 황현중, 김주현, 김재인, 박대순도 연주자로 함께 무대를 장식했다. 이정수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프로그램 사이의 공기를 자연스럽게 전환하면서 관객들이 연주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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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악기 연주자 박라영[사진=김보미 기자] |
프로그램은 클래식 타악기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는 구성으로 짜였다. 독주회의 포문을 연 네보이샤 요반 지브코비치의 'Pezzo da Concerto No.1 for Piccolo Snare Drum'은 작은북 한 대가 다양한 리듬과 주법으로 얼마나 극적인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곡이었다.
이어 두들리안타악기앙상블과 함께 연주한 제스 몽크만의 'Rite of Passage'와 밥 베커의 'Mudra', 지브코비치의 'Uneven Souls' 등은 마림바 또는 스네어 드럼의 독주와 이를 받치는 타악기 앙상블의 에너지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멀티 퍼커션 곡이었던 알렉산드라 수클라르의 'Domitus' 역시 톰톰, 봉고, 베이스 드럼, 심벌 등 타악기의 강렬한 에너지와 신명나는 리듬의 조화로 관객석을 들썩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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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라 수클라르의 'Domitus' 연주 모습[사진=김보미 기자] |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2부 첫 곡이었던 'gnarirA for Percussion and Audio Track’이었다. 작곡가 지혜, 김윤경, 연주자 박라영이 공동으로 작곡한 이 작품은 '아리랑(Arirang)'의 영문 철자를 거꾸로 배열해 탄생한 제목 'gnarirA(그날이라)'처럼 기억을 되감으며 광복의 순간을 되새기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오디오 트랙의 사운드 위에 마림바와 비브라폰으로 연주한 1악장 '그날들'은 아리랑의 멜로디를 모티브로 광복 이전의 억압과 상실을 그려낸 작품이다. 나무 건반의 강한 타건과 여린 잔향, 긴장감 넘치는 리듬의 반복을 통해 원한과 슬픔으로 긴 시간을 버텨낼 수밖에 없었던 우리 민족의 '그날들'을 표현했다.
심장을 울리는 북소리로 시작하는 2악장 '그날이라'는 1945년 8월 15일 정오를 향해 달려간다. 특히 2악장에는 광복을 알린 최초의 한국어 방송, 1945년 8월 15일 정오 종전 조서 낭독 네 시간 전 미국 전시정보국 단파 라디오를 통해 송출된 음원이 오디오 트랙으로 삽입돼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이 음원과 절묘하게 섞이며 연주되는 타악기 리듬은 해방의 기쁨, 광복의 벅찬 감동과 환희를 속 시원하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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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자 박라영과 두들리안타악기앙상블[사진=김보미 기자] |
이 작품의 음원은 지난 15일 오후 12시, 정확히 80년 전 종전 조서가 낭독된 시각에 맞춰 공개됐으며 현재 지니뮤직, 멜론, 유튜브뮤직, 스포티파이 등 전 세계 주요 음원 플랫폼을 통해 들을 수 있다.
연주자 박라영은 "광복절에 81.5km를 달리며 독립유공자 후손을 돕는 가수 션의 활동을 보면서 저도 조국의 광복을 기념하고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고민 끝에 작곡가들과의 협업으로 이 작품을 만들게 됐다"며 "마침 광복절 하루 전인 14일, 독주회를 통해 이 곡을 관객 여러분께 선보일 수 있어 정말 기쁘다. 공개된 음원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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