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국내 주요 보험사들이 대형 산불 발생 등으로 인해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극소수를 제외하곤 대부분 상반기 순이익이 감소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실적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세율 인상까지 더해지면 추가적인 하방 압력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메리츠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국내 주요 대형 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조857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7% 줄었다.
이는 손보업계 전반적으로 예실차 부진과 자동차보험 및 일반보험 손익 감소 등 보험손익 악화에 기인한다. 예실차는 보험사의 예상 지급 보험금과 실제 지급 보험금 간 차이로, 이 지표의 감소는 보험사가 1년 전보다 더 많은 보험금을 고객에게 지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이어 공장 화재 등 대형 사고와 자연재해 발생에 손해율이 증가했다. 현대해상은 상반기 보험영업익이 3886억원으로 57.2% 급감했다. DB손보는 6704억원을 기록해 38.9% 줄었다. 삼성화재는 1조54억원으로 16.1% 감소했고, 메리츠화재는 7242억원으로 23% 줄었다.
생명보험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3대 생보사(삼성·한화·교보생명)들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4409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8% 줄었다.
순익 감소에 생보업계는 2‧3위 각축전도 벌어졌다. 한화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이 30.8% 감소하면서 4615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2위 자리를 교보생명에 내줬다. 교보생명은 3.7% 줄어든 5853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삼성생명은 건강보험 판매 호조에 1조3941억원을 기록해 전년비 1.9% 증가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업황 전망이 어둡다는 점이다. 업계는 금리 인하 사이클에 들어서면서 보험손익 하방 압박 요인이 있다고 본다. 또 지난 6월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피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확대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더구나 교육세율 인상이 예고되면서 보험사 전체 세부담은 연간 3500억원 안팎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손보업계에서 2000억원, 생보업계에서 1500억원 정도 증가가 예상된다. 교육세 인상은 회사가 들여야 하는 비용이기에 보험부채 증가로 이어지며 이는 자본 확충 부담 압력으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주주 환원 여력이 감소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뚜렷한 실적 개선 요인이 없는 만큼 자본 확충과 비용 절감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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