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서 글로벌 허브로”…K-의약품 기술수출, 지난해 대비 113%↑

마이데일리
한국 기업이 올해 체결한 의약품 라이선스 계약 규모는 현재까지 총 76억8000만달러(약 10조 6700억원)에 달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한국 의약품 기술수출 규모가 올해 들어 지난해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19일 데이터 분석 및 컨설팅 기업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한국 기업이 올해 체결한 의약품 라이선스 계약 규모는 현재까지 총 76억8000만달러(약 10조 67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113% 증가한 수치로, 특히 해외 대형 제약사로의 아웃라이선스는 약 51억달러(약 7조원) 늘며 180% 급증했다.

한국발 아웃라이선싱의 모멘텀은 일라이 릴리와 GSK의 대규모 계약이 이끌었다. 릴리는 2월 올릭스의 대사질환 관련 지방간염(MASH) 신약 후보물질을 6억3000만달러(약 8750억원)에 계약했으며, 5월에는 알지노믹스의 RNA 기반 유전자 치료제에 대해 13억달러(약 1조8000억원) 규모로 합의했다. GSK는 4월 ABL바이오의 혈액-뇌 장벽(BBB) 셔틀 플랫폼을 28억달러(약 3조9000억원)에 도입하며 기술이전 흐름에 불을 붙였다.

글로벌데이터 수석 애널리스트 오펠리아 찬은 “한때 제네릭 의약품 생산국으로 불렸던 한국이 이제 정부 지원과 해외 투자 증가를 기반으로 혁신 신약과 첨단 기술의 글로벌 허브로 전환하고 있다”며 “한국은 서구와 아시아 시장을 잇는 전략적 교량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 역시 국가 차원의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데이터는 “한국은 2025년 1월 국가바이오위원회를 설립해 2035년까지 바이오 산업 글로벌 5강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신약과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 개발을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갈등도 한국의 기회를 키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의약품 수입의 국가안보 영향을 조사 중이며, 중국 바이오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생물보안법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과의 계약 금지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는 “정책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외 국가로 투자를 다각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싱가포르와 한국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한국에서의 거래 급증은 한국도 해외 대형 제약회사들이 찾는 목적지가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제네릭서 글로벌 허브로”…K-의약품 기술수출, 지난해 대비 113%↑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