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경북대 신소재공학과 이지훈 교수팀이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이현정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리튬이온전지의 고-에너지밀도 전극에서 발생하는 ‘죽은 공간(Dead Zone)’의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전기차·스마트기기 배터리 성능 저하를 막는 핵심 기술로, 주행거리 연장과 전지 안전성 증가 등 성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튬이온전지 전극은 활물질, 탄소 도전재, 바인더로 구성된다. 최근 전기차 주행거리와 전자기기 사용 시간을 늘리기 위해 활물질 비율을 95% 이상 높이고, 탄소 도전재 사용량을 줄여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배터리 전극을 생산하고 있다.
전극을 두껍게 제작하는 방법도 에너지 밀도 향상에 널리 쓰이지만, 에너지 밀도가 높아질수록 전극 내부의 일부 활물질이 전기화학 반응에 참여하지 못해 용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영역, 즉 ‘죽은 공간’이 생기는 현상이 발생한다.
공동연구팀은 이러한 ‘죽은 공간’의 발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대표적인 양극 활물질 소재인 리튬코발트산화물(LiCoO2), 하이니켈 층상 양극재(LiNi0.8Co0.1Mn0.1O2), 고전압 스피넬계 양극재(LiNi0.5Mn1.5O4) 등 3종을 대상으로 포항 방사광가속기에서 실시간 X선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죽은 공간’은 전자·이온 전도도가 낮은 소재의 물리적 한계와 전극 두께를 따라 전자가 원활히 이동하지 못해 전기화학적 불균일 영역이 생기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에너지밀도 전극의 ‘죽은 공간’의 형성을 억제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상용 배터리에 널리 쓰이는 파우치셀(Pouch cell) 구조를 적용했다.
전자는 전극의 면(수평)을 따라, 이온은 전극의 두께 방향(수직)으로 이동하도록 경로를 분리해 고-에너지밀도 전극의 ‘죽은 공간’이 사라지고 전극 본래의 용량을 온전히 발휘하도록 했다.
이지훈 교수는 “고-에너지밀도 전극에서 발생하는 성능저하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전자·이온 경로 분리 설계를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향후 전기차나 대규모 저장장치에 쓰이는 다층·대면적 파우치셀 환경에서도 균일한 전지 반응을 확보해 전지 안전성과 성능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우수신진연구사업과 박사과정생 연구장려금 지원사업으로, 제1저자는 경북대 신소재공학과 배진규 박사과정생, 교신저자는 경북대 이지훈 교수와 울산과학기술원 이현정 교수다.
연구 결과는 응용화학 분야 최고 수준의 국제 학술지인 ‘에너지 화학 저널(Journal of Energy Chemistry, 인용지수=14.9, JCR 상위 2%)’ 지난 11일자에 온라인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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