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그 블론세이브는 내가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산 베어스 조성환 감독대행은 최근 마무리 김택연의 시즌 투구수 관리 및 휴식 가능성을 언급해 화제를 모았다. 순위다툼을 하는 팀도 아니고, 김택연은 향후 두산의 10년 미래를 책임질 클로저다. 김택연의 시즌 투구수를 감안해 과감하게 휴식을 줄 뜻을 드러냈다.

그만큼 김택연을 아끼면서 기용하겠다는 의도. 그러나 마음 먹은대로 안 되는 게 야구다. 김택연은 14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서는 공 7개로 세이브를 따냈다. 그러나 16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서는 패트릭 위즈덤에게 동점 솔로포를 맞으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0.1이닝 1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2실점.
두산은 줄곧 리드를 지키다 9회초에 2점을 내줘 역전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9회말에 정해영, 조상우를 상대로 극적인 만루 찬스를 잡은 뒤 김인태의 역전 끝내기 우선상 2타점 2루타를 터트렸다. 결과적으로 연이틀 KIA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데미지는 당연히 KIA에 훨씬 컸다.
그러나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은 기뻐하지 않았다. 17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불펜이 부족해 할 수 없이 김택연을 투입, 14일 NC전때처럼 10구 안에 이닝을 마무리해줄 것으로 기대했다고 털어놨다. 경기 후 김택연을 따로 불렀다고 하니, 아마도 미안한 마음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사실 그 블론은 내가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서 김택연을 어제 경기 끝나고 불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택연을 10개 정도만 생각하자고 판단했는데, 어제 경기가 정말 아름다워서…”라고 했다.
조성환 대행이 아름다움을 얘기한 건, 선발투수 최승용이 2이닝 무실점으로 물러난 뒤 윤태호가 4이닝 1피안타 4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 최원준, 김정우가 각각 1이닝 1실점, 1이닝 무실점한 걸 의미한다. 특히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2년 2차 5라운드 49순위로 입단한 우완 윤태호가 기대이상의 피칭을 했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이 선수가 1군 데뷔전서 잘 던졌으니 어떻게든 유의미한 경기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렇게 불펜 사정까지 감안해 김택연을 과감하게 올렸으나 결과적으로 김택연의 블론세이브로 윤태호의 분전까지 가리고 말았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그래서 경기가 아름다웠는데 김택연이 블론세이브를 하니 자신의 탓이라고 말한 듯하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김택연한테 절대 짐을 얹을 수 없는 경기였다. 택연이 직구 구위는 요즘 조금 좋아졌다. 공 하나에 동점을 허용한 여러 이유는 내가 다 안고 가는 것으로 했고, 뒤에 받쳤던 이교훈(구원승, ⅔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이 좋은 투구를 해서 우리가 이길 찬스가 왔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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