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만루 홈런 친 30세 베테랑, 다음날 지명 할당이라니…"젊은 선수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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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내셔널스 시절 너새니얼 로우./게티이미지코리아워싱턴 내셔널스 시절 너새니얼 로우./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커리어 첫 그랜드 슬램을 선보인 너새니얼 로우가 다음날 방출당했다.

워싱턴 내셔널스는 15일(이하 한국시각) 30세 베테랑 내야수 로우를 지명 할당(Designated for assignment) 처리했다.

시기가 기묘하다. 전날(14일) 로우는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홈런 1득점 4타점 2볼넷을 기록한 것.

시작하자마자 대형 사고를 쳤다. 양 팀이 0-0으로 맞선 1회 1사 만루에서 상대 선발 세스 루고의 5구 커브를 통타, 우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만루포를 신고했다. 시즌 16호 홈런. 또한 빅리그 1호 만루 홈런이다. 로우의 만루포에 힘입어 캔자스시티는 8-7로 승리했다. 그리고 다음날 팀에서 자리가 사라진 것.

로우는 2016 신인 드래프트에서 13라운드 390순위로 탬파베이 레이스에 지명을 받았다. 2019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2021년 텍사스 레인저스로 적을 옮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워싱턴에 합류했다.

올해 성적은 좋지 않다. 119경기에 출전해 95안타 16홈런 68타점 타율 0.216 OPS 0.665를 적어냈다. 타율과 OPS 모두 커리어에서 제일 나쁘다.

'워싱턴타임즈'는 "7년 커리어 중 최악의 성적이다.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fWAR)는 -0.7로 161명의 타자 중 160위"라고 꼬집었다.

워싱턴 내셔널스 딜런 크루스./게티이미지코리아

로우의 빈자리에는 '특급 유망주' 딜런 크루스가 콜업됐다. 외야수 크루스는 23세로, 지난 시즌 데뷔해 31경기에서 3홈런 12도루 타율 0.218 OPS 0.641을 기록했다. 올 시즌은 46경기에서 7홈런 12도루 타율 0.199 OPS 0.625다.

워싱턴의 외야는 이미 포화 상태다. 로버트 하셀 3세(24세), 데일런 라일(22세) 등 유망주가 즐비하다. 제이콥 영(26세), 제임스 우드(22세)도 버티고 있다. 로우의 자리를 비워 유망주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려는 것.

자연스러운 이별이다. 로우의 공격력은 형편없었다. 팀에는 유망주가 넘쳐난다. 팀은 이미 내년을 준비 중이다. 단지 이별 시점이 만루홈런을 친 다음날이라 아쉬울 뿐이다.

'MLB.com'에 따르면 미겔 카이로 워싱턴 감독대행은 "우리는 젊은 선수들이 있고, 그들이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며 "마지막 한 달에서 한 달 반 동안 그들이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지 보고 싶다"고 했다.

카이로 대행은 "때로는 이렇게 되는 경우가 있다. 올해는 부진한 시즌"이라면서 "로우는 진정한 프로였다. 자신의 일을 했고, 매일 구장에 나와 좋은 경기를 하려고 했다. 보시다시피, 최근 며칠 동안은 조금 나아졌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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