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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펀펀힐링센터 센터장 |
그네
아이와 내가 나란히
그네를 탄다
앞으로 나가고픈 욕망 접어두고
한 걸음 아름다운 후퇴
뒤로 한껏 그네를 민다
드디어 앞으로 전진
하늘 향해 두 다리를 뻗는다
훨훨
어미새와 아기새가 되어
먼 여행길에 나선다
날 닮은 어린 새는
더 높은 하늘을 향해
푸드득 푸른 날개짓을 한다
까르르
이가새 웃음소리
그네를 탄다
행복을 탄다
[맘스커리어 = 김혜경 펀펀힐링센터 센터장] 둘째 아이는 그네를 참 좋아했다. 뒤로 한껏 당겼다가 앞으로 쭈욱 밀면 하늘 향해 두 다리를 뻗고 높이 높이 올라갔다. 아이의 환호와 웃음소리가 놀이터 가득 퍼졌다.
하늘 위로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더 뒤로 한껏 당긴다. 살다 보면 후퇴를 해야 할 때도 있다. 일 보 후퇴는 이 보 전진을 위한 숨 고르기 시간이 되기도 한다.
자녀교육은 기다림이다. 내 아이의 속도를 기다려주고 믿어줘야 할 때가 있다. 빠른 반응과 대처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않고 내 아이의 속도를 믿어주고, 기다려줘야 한다. 옆집 아이랑 걸음마부터, 언제 말을 하는지, 누가 먼저 한글을 떼는지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조금 더 크면 대학교는 어디로 갔더라, 어떤 직장에 취업했더라, 어떤 집안이랑 결혼을 했더라, 비교는 끝이 없다.
심지어 군대에서도 헬리콥터 맘들의 전화와 직장에서도 신입사원의 엄마가 직원 숙소가 마음에 안 든다고 바꿔달라고 직장 상사와의 면담을 요구한다는 말을 들었다. 기가 찰 노릇이다.
아이가 스스로 실패할 기회, 거절당할 기회도 허락하자. 자녀교육은 기다림과 내려놓음이다. 내 아이를 믿어주고, 기다려주며, 스스로 툴툴 털고 일어날 그 순간에 손을 맞잡아 주자. 한 보 후퇴의 걸음이 언젠가 높이 올라간다는 평범한 그네의 진리를 바라보자.
맘스커리어 / 김혜경 펀펀힐링센터 센터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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