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소비쿠폰 지급에도…KDI "올해 0.8% 성장 그칠 것"

마이데일리
/뉴시스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전 국민 소비쿠폰 지급 등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효과는 한국 경제를 들어올리기 역부족이었다. 반도체 경기 호조로 수출과 소비 전망이 상향 조정됐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에 건설투자 전망이 대폭 하향, 올해 한국의 0%대 경제성장률 전망은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과 동일하게 0.8%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KDI는 '2025년 수정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는 올해 건설투자 부진으로 0.8% 성장에 그친 후, 내년에는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내수가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1.6% 성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KDI는 기존 전망과 비교해 건설투자는 더 나빠지고, 소비와 수출은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1.3%로, 2차 추경 편성 효과와 금리 하락세 등을 반영해 지난 5월 전망치(1.1%)보다 0.2%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2차 추경안의 성장률 제고 효과는 0.1%p로 추산됐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경기 호조세가 유지되면서 기존 전망보다 0.1%p 높은 1.8%의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건설투자는 기존 전망(-4.2%)보다 3.9%p 대폭 하향 조정한 -8.1%로 역성장 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던 가운데 부동산 PF 시장 정상화 지연, 대출 규제 강화 등이 회복을 지체시키는 요인으로 꼽혔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건설투자 부진이 완화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예상보다 부진이 좀 더 장기화하고 구조적인 요인도 발생하면서 이 부분을 하향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수출은 미국의 관세 인상 악재에도 반도체 경기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으로 전체 전망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총수출(물량) 증가율은 기존 0.3%에서 2.1%로 1.8%p 상향 조정됐다. 글로벌 반도체 매출액 증가율 전제를 기존 13.4%에서 17.1%로 높여 잡은 영향이 컸다.

다만 내년 총수출 증가율은 0.6%로 기존보다 0.2%p 하향 조정했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올해 수출 전망을 상향 조정한 것은 미 관세에 따른 선제적 수출 효과가 기존 예측보다 컸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선제적 수출 효과가 예상보다 컸다는 점은 내년 수출에는 하향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전제와 민간소비 전망 상향에 따라 기존 1.7%에서 2.0%로 0.3%p 상향 조정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정부 일자리 사업과 소비 회복 영향으로 기존 9만명에서 15만명으로 6만명 올려 잡았다.

KDI는 향후 경제의 주된 위험 요인으로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주요국 간 통상 갈등 격화, 대내적으로는 부동산 PF 부실에 따른 건설투자 회복 지연 가능성을 꼽았다. 특히 반도체 관세가 큰 폭으로 인상될 경우 우리 수출에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고 건설업체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공사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지연 전망총괄은 "대만과 아세안 등에서 우리 반도체가 중간재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요 반도체 교역국에 대한 반도체 관세 인상도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전 국민 소비쿠폰 지급에도…KDI "올해 0.8% 성장 그칠 것"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