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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혜 유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조교수 |
복숭아는 크게 백도와 황도로 나뉜다. 백도는 과육이 하얗고 부드러워 생으로 먹기에 좋고, 황도는 단단하고 색이 진해 통조림이나 가공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아이들은 부드럽고 상큼한 백도를 더 좋아하는 경우가 많지만, 황도에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비타민 A 함량이 더 높다는 장점이 있다. 복숭아는 특유의 은은한 향과 풍부한 당분으로 달콤하고 상큼한 맛이 특징이다. 무더운 날씨에 지쳐 있다면, 자연스러운 당분 보충과 함께 기분까지 상쾌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동안 복숭아를 고를 때마다 실패를 거듭하다 보니, 결국 가락시장에서 복숭아만 30년 파셨다는 사장님을 찾아간 적이 있다. "사장님, 정말 맛있는 복숭아 고르는 비법이 뭔가요?" 간절한 마음으로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 복숭아는 나도 어려워요..." 그러면서도 사장님이 알려주신 한 가지 확실한 팁이 있다. "딱 봐도 이쁘게 생긴 복숭아가 가장 맛있어요." 알이 크고 봉합선을 중심으로 양쪽 모양이 균일한 것, 상처 없이 색깔이 고르며 향이 진한 것을 선택하라는 것이었다. 복잡한 기술보다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어찌 보면 당연하면서도 깊이 있는 조언이었다.
복숭아를 손질할 때는 갈변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껍질을 벗긴 후 공기에 닿으면 금세 갈색으로 변하는데, 이때 레몬즙을 몇 방울 떨어뜨리면 기존의 색을 유지할 수 있다. 복숭아는 수확 후에도 숙성이 진행되는 과일로, 실온(18~25℃)에서 보관하면 당도와 향이 더 좋아진다. 다만 복숭아는 너무 차가우면 단맛이 떨어지고 향도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먹기 2~3시간 전에 냉장고에 넣어 시원하게 먹으면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수분이 많고 부드러운 복숭아는 그대로 먹어도 맛있지만, 그릭요거트와 함께 곁들이면 고소함과 상큼함이 어우러져 영양도 풍부하고 포만감도 오래간다. 만약 복숭아가 기대만큼 달지 않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설탕이나 꿀을 넣고 끓여 콩포트(compote)를 만들거나 잼으로 만들어 아침 토스트에 곁들이면 의외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달지 않은 복숭아도 이렇게 즐길 수 있구나” 하며 아이와 함께 요리하는 시간 자체가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다.
8월의 복숭아는 참 특별하다. 물복이든 딱복이든 상관없이, 그 달콤함에 아이가 환하게 웃는 순간만으로도 충분하다. 더운 여름날 시원한 복숭아 한 입에 온 가족이 "와, 맛있다!" 하며 함께 웃는 그 순간들이 바로 여름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오늘도 아이와 함께 달달한 행복을 천천히 음미해 보자. Copyright ⓒ 맘스커리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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