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까지" 78억 FA 1이닝 6실점 참사, 김범수 카드 포기했는데…김종수 70구+정우주 40구 3연투, 김경문 꿈 산산조각

마이데일리
2025년 8월 9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한화 선발투수 엄상백이 2회말 무사 2루서 강판되고 있다./잠실 = 유진형 기자2025년 8월 9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한화 선발투수 엄상백이 2회말 무사 2루서 강판되고 있다./잠실 = 유진형 기자2025년 8월 9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한화 김경문 감독이 몸을 풀고 있다./잠실 = 유진형 기자

[마이데일리 = 잠실 이정원 기자] "이닝 길게 끌고 갈 수 없다면."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9일 잠실 LG 트윈스전 선발 투수를 두고 고민이 많았다. 원래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 순이라면 황준서가 나설 차례. 그러나 황준서가 부진했다. 7월 2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1이닝 4피안타(3피홈런) 3탈삼진 4실점 패전, 7월 29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 2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2탈삼진 3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고민을 하던 김경문 감독은 8일 힌트를 줬다. 김 감독은 "3이닝 정도 던질 수 있는 깜짝 선발도 생각했지만, 그냥 선발 투수가 나간다"라고 했다. 8일 경기 종료 후 공식 발표를 통해 엄상백을 예고했다.

어쩌면 예상된 선수. 엄상백은 전반기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다. 그러나 부진했다. 15경기 1승 6패 평균자책 6.33에 머물렀다. 2022시즌 승률왕, 2024시즌 13승을 거두는 등 선발 투수로서 존재감을 뽐냈던 엄상백을 생각하면 아쉽다.

세부적인 수치도 아쉽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는 단 2회뿐이며, 5이닝을 넘긴 경기도 7회에 불과하다. 7월 두 경기는 5이닝은커녕 4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2025년 8월 9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한화 선발투수 엄상백이 1회말 1사 2루서 LG 오스틴에게 2점 홈런을 맞고 허탈해하고 있다./잠실 = 유진형 기자

결국 후반기를 롱릴리프로 시작했는데, 선발과 별 내용이 다르지 않았다. 3경기 평균자책 11.81. 7월 23일 잠실 두산전 2⅔이닝 7피안타(2피홈런) 2탈삼진 6실점, 7월 26일 대전 SSG 랜더스전 2이닝 2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7월 29일 대전 삼성전에서 ⅔이닝 2피안타 2사사구 1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11일의 휴식을 취한 엄상백을 선발로 택한 이유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하면 왼손 투수를 내려고 했다. 그러나 이닝을 길게 끌고 갈 수 없다면, 계속 불펜 투수들이 나가야 한다. (황)준서하고 생각을 하다가, 그냥 선발이 나가는 게 낫지 않을까 해서 상백이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경문 감독이 말한 좌투수, 한화 관계자는 조동욱도 김기중도 아닌 김범수라고 귀띔했다. 김범수는 선발 경험이 있다. 선발로 34경기에 나와 5승 20패 평균자책 6.63을 기록했다. 물론 가장 최근 선발 등판은 2021시즌으로 5월 26일 두산전에 나와 3이닝 2피안타 2사사구 1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김범수가 나오면 5이닝까지 갈 수는 없다. 길어야 2~3이닝. 최근 불펜도 흔들리고 있고, 엄상백이 부활을 바라는 마음에 김경문 감독음 엄상백을 믿었다. "잘 던졌으면 좋겠다. 5회까지 자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라고 했다.

2025년 8월 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한화 김범수가 7회말 2사 1.3루서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잠실 = 유진형 기자

그러나 엄상백은 이날도 김경문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 1회부터 44구를 던지는 등 LG 타선과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특히 1회 리드오프 신민재와 14구까지 가는 긴 승부가 이어졌고 오스틴 딘에게 선제 투런홈런을 맞았다. 이어 오지환에게 추가 적시타를 헌납했다.

한화는 2회에도 엄상백을 올렸다. 그러나 엄상백은 박해민에게 안타, 신민재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고 문성주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양상문 투수코치가 올라왔고, 엄상백은 마운드를 내려갔다. 결국 하고 싶지 않았던 불펜 데이를 해야 되는 셈이 되었다.

엄상백은 이날 1이닝 5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6실점을 기록했다. 조동욱(1⅓이닝 1실점)을 시작으로 김종수가 올라왔다. 특히 김종수는 4이닝을 소화했다. 1실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무려 70개의 공을 던졌다. 1이닝 59구를 던진 선발 엄상백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공을 던진 셈이다. 한화 팬들은 김종수가 내려갈 때 박수를 보냈다.

2025년 8월 9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한화 김종수가 6회말 역투하고 있다./잠실 = 유진형 기자2025년 8월 9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한화 정우주가 7회말 1사 2.3루서 구원등판해 무실점으로 막은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잠실 = 유진형 기자

김종수가 버티고 내려간 후에 정우주가 올라왔다. 정우주는 3연투. 물론 8월 7일 대전 KT 위즈전에서 3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전날도 15개에 불과했지만 3연투는 3연투다. 그럼에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정우주는 1⅔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은 40구를 던졌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라는 경기가 무색하게 선발 엄상백이 일찌감치 내려가면서 경기는 LG에 기울었다. 불펜 투수들의 투혼은 돋보였지만, 1-8로 패하면서 3연패와 함께 1위 LG와 세 경기 차이로 벌어졌다.

최소 5이닝은 던져주며 불펜 투수들의 과부하를 최소화해주길 바랐던 김경문 감독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2025년 8월 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한화 김경문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잠실 = 유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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