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심혜진 기자] 연타석 홈런을 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 '캡틴' 양의지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두산은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서 9-2로 이겼다.
팀 승리의 선봉장은 양의지였다. 4번 포수로 선발 출장한 양의지는 4타수 2안타(2홈런) 4타점 2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2개의 안타가 모두 홈런이었는데, 3회와 5회 터진 연타석 홈런이었다.
팀이 2-0으로 앞선 3회초 2사 1루에서 키움 선발 김윤하의 142km 직구를 받아쳐 중앙 펜스를 넘기는 달아나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5회초 1사 1루에서 연타석 홈런을 완성했다. 이번에도 김윤하의 140km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작렬시켰다. 시즌 19호이자 개인 통산 13번째 연타석포다.
두산 조성환 감독 대행은 "캡틴 양의지가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엄청난 책임감을 보여줬다. 연타석 홈런으로 흐름을 가져왔고 포수로서는 선발 투수 잭로그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고 치켜세웠다.

경기 후 만난 양의지는 모처럼 연타석 홈런을 때려냈다는 말에 "언제 쳤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잠실(구장)을 쓰면서 홈런을 많이 못 쳤다"고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홈런 상황에 대해선 "첫 번째 홈런은 직구를 공략했다. 두 번째 홈런은 예상 밖이었다. 또 직구를 던질 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직구가 와서 쳤다"고 설명했다.
최근 양의지의 타격감이 엄청나다. 이번주만 놓고 보면 4경기 타율 0.467, 4홈런 9타점 OPS 1.862라는 엄청난 성적을 쓰고 있다.
양의지는 "이번주 LG랑 할 때부터 좋은 타구들이 많이 나왔다. 감이라기보다는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자신감이 생기니 좋은 스윙을 할 수 있었고, 타구도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잠실 라이벌전이었던 지난 7일 LG 트윈스와 경기에선 2도루를 성공했다. 양의지가 한 경기 멀티도루를 한 것은 NC 소속이었던 2019년 9월 12일 수원 KT전 이후 2156일만이었다.
양의지의 발이 빠른 건 아니었지만 야구 센스가 뛰어났기에 도루를 할 수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조 감독 대행은 어린 선수들이 양의지의 야구 센스를 보고 배웠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양의지는 "지금 포수 도루 단독 2위다(박경완 75개 1위). 다들 깜짝 깜짝 놀란다"고 웃은 뒤 "항상 도루 기회는 보고 있다. 지금 어떤 상황인지, 투수가 어떻게 투구를 하는지 말이다. 나도 포수를 보면서 상대 도루를 신경 쓸 때 있고 안 쓸 때도 있다. 그걸 빨리 캐치해서 '이번엔 정말 성공 확률 100%다'라는 생각이 들면 뛰는 거다"라고 밝혔다.
이렇게 최근 공수주에서 활약을 하고 있음에도 양의지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양의지는 무표정을 유지해오는 선수 중 한 명이다. 홈런을 치고도 크게 기뻐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는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양의지는 "맨날 지면 자신감이 떨어진다. 요즘 고민이 많다.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이 가장 고민이다. 올해는 9위지만 내년엔 어떻게 올라가야 할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올 시즌 두산은 44승 5무 57패 승률 0.436으로 9위에 있다. 이승엽 감독은 성적 부진 탓에 지난 6월 지휘봉을 내려놨다. 조성환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고 있지만 5위 KIA 타이거즈와 격차는 7경기다. 최근 2년 연속 가을야구에 갔지만 올해는 사실상 쉽지 않다고 봐야 한다.
더욱이 양의지는 올해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때문에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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