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고려아연이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1조8000억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감안해 올해는 중간배당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힌 것을 두고 장기투자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7조6582억원, 영업이익 53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중간배당을 생략한 것이 ‘주주 기만’이라는 이유에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2023년 2월 공정공시에서 중간배당 추진 방침을 공개했고, 2023년~2024년 2년간 실제로 중간·기말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2024년 정기주총에선 분기배당을 허용하는 정관 개정까지 마무리했으나, 돌연 지금껏 잘 해오던 중간 배당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고려아연 측은 중간배당 중단의 근거로 자사주 매입을 내세우고 있으나, 반발하고 있는 주주들은 자사주 매입은 2024년 10월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최윤범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단행한 조치일 뿐이라며 중간 배당 중단 사유로는 합당하지 않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일례로 이들 투자자들은 경영권 분쟁 초반 70만~80만원 수준이던 주가가 현재 79만원 수준에 머물러 있어 주가 상승효과도 못 보고, 잘 받던 중간 배당도 받지 못하게 돼 손해가 적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이들 투자자들은 정관을 변경하면서까지 배당 확대를 시사해 놓고, 정작 기존에 하던 중간 배당을 중단한 것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표 장사’라며 성토하고 있다.
또한 고려아연 해외 투자에 반발하는 주주들은 최근 고려아연이 매출이 전무한 캐나다 심해저 광물업체 TMC에 1000억원을 투자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해당 업체가 창사 이래 매출이 전무한데다 유엔 산하 국제해저기구(ISA) 조사 대상에도 오르는 등 투자 가치가 적은 업체에 엉뚱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려아연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7조658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300억원으로 16.9% 늘었고, 순이익도 71% 확대됐다. 상반기 기준 고려아연 매출이 7조원을 돌파한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해당 논란에 대해 고려아연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주주환원 계획 수립을 위해 이사회나 경영진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며 “향후 구체적인 주주환원 계획이 세워지면 공시 등 여러 방법을 통해 주주, 투자자 등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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