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토, 스테이블코인 시장 도전장…‘3사 3색’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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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빅테크 3사가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워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자 선점 경쟁에 나선 모양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빅테크 3사가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와 연동돼 가치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디지털 자산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진행되면서 국내도 입법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네이버는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을 거론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비하고 있다. 이날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과 관련해 “국회와 정부의 입법 및 정책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서비스 활용 기회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중심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페이는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협력해 조인트벤처(JV)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 대표도 지난 6월 “스테이블 코인 관련 제도가 도입된다면 선도적 역할에 나서겠다”고 말한 바 있다.

네이버는 온라인 쇼핑에서 작년 연간 거래액 50조원을 기록하며 생태계를 선도하고 있다. 금융 계열사도 네이버파이낸셜 1개 사라 역할 배분에 따른 이해상충 우려가 적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네이버페이 결제액이 카카오페이 대비 약 3배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카카오·토스와 달리 은행을 보유하지 않은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미국 스테이블코인 법안(지니어스 액트)과 같이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규제를 엄격히 적용하면 계열사를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행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은행권을 중심으로 발행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카카오도 그룹 차원에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와 스테이블코인 TF를 구성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공동 TF장을 맡아 실질적 사업화 전략을 중점으로 논의하고 있다. 카카오는 상표권 선점을 위한 활동과 함께 플랫폼, 결제, 수탁 등 필수 요소를 내부 통합형으로 설계 중이다.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실증사업 경험과 KYC(고객확인제도) 기반 인프라를 활용해 관련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며 “발행, 유통, 중개, 보관, 결제 등 다양한 요건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시너지가 가장 기대되는 곳이다. 우선 플랫폼(카카오톡), 결제(페이), 은행(뱅크)을 모두 갖춰 생태계 구축 측면에서 우위를 갖고 있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올 2분기 기준 선불충전금 잔액이 5911억원으로 나타났다. 경쟁사인 네이버페이와 토스는 각각 1617억원과 1344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앞서는 수준이다.

게다가 클레이튼 기반의 블록체인 인프라를 갖춰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하거나 유통하는 데 기술적·구조적 준비가 더 앞서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카카오는 계열사 간 이해상충이 발생할 우려가 제기된다. 계열사가 기능이 중복될 경우 경쟁 관계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출원한 상태다.

또한 카카오가 그룹 차원의 통합 전략을 추진할 경우 계열사 간 의사 결정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가 보유한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지분이 각각 46.3%, 27.2%로 높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도 금융 계열사 3곳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관련 협의체를 꾸렸다. 토스는 김규하 토스 최고사업책임자(CBO)를 중심으로 내부 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토스 관계자는 “현재는 사업성 검토 단계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는 원화 스테이블코인뿐 아니라 달러 스테이블코인까지 염두에 둔 모양새다. 토스뱅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 48건을 출원했고, 이후 달러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 54건도 출원했다.

토스는 기존 결제·송금 인프라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는 데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송금, 결제, 투자, 보험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하나의 앱 내에서 통합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토스는 2000만명 이상의 누적 사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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