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랑 감독부터 이혜영까지… 한국영화 성평등 이끈 올해의 영화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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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델데이 2025’가 올해의 ‘벡델리안’ 수상자를 발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딸에 대하여’ ‘파과’ ‘최소한의 선의’ ‘하이파이브’ ‘빅토리아’. / 아토, 수필름, 싸이더스, 마인드마크, NEW
‘벡델데이 2025’가 올해의 ‘벡델리안’ 수상자를 발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딸에 대하여’ ‘파과’ ‘최소한의 선의’ ‘하이파이브’ ‘빅토리’. / 아토, 수필름, 싸이더스, 마인드마크, NEW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양성평등 가치를 실현하고 문화적 다양성에 기여한 올해의 영화인들은 누구일까. ‘벡델데이 2025’가 한국영화계 성평등에 공헌한 ‘벡델리안’ 수상자를 발표했다.

벡델데이는 2020년부터 ‘벡델 테스트 7’을 기반으로 해 성평등 관점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보인 10편의 한국영화를 매년 벡델초이스10으로 선정해오고 있다. 벡델리안은 벡델초이스10 선정작에 참여한 영화인 중 성평등 관점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보인 영화인을 선정해 시상하는 것으로, △감독 △배우 △작가 △제작자 부문으로 나뉜다.

올해의 벡델리안 4인은 독창적인 여성 서사와 캐릭터를 구현해낸 올해의 벡델초이스10 선정작 가운데 엄선됐다. 먼저 감독 부문에서는 완전한 이해 대신 최선의 이해로 나아가는 세 여성의 성장 드라마를 ‘딸에 대하여’ 이미랑 감독이 선정됐다. 이미랑 감독은 원작 소설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원작이 지닌 가치를 고스란히 지켜내면서도, 영화여야만 하는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 진정성 있게 담아내 호평을 얻었다.

배우 부문에서는 영화 ‘파과’로 한계 없는 연기력을 보여준 관록의 배우 이혜영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를 맡은 구정아 프로듀서는 “‘파과’​에서 이혜영은 ‘적역’과 ‘대체불가’라는 기대를 모두 만족시키는 그 어려운 걸 해낸다”고 평가하며 “노년의 여성이, 그것도 액션을 수반하는 역할로 중심에 서야 하는 영화의 기획 자체가 모험이었을 거다. 이혜영은 이 모험적인 시도에 필수 불가결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성공한다”고 선정 이유를 전했다. 

작가 부문 수상자는 ‘최소한의 선의’ 시나리오를 쓴 김수연 작가다. 심사위원 민용근 감독은 “‘최소한의 선의’​가 빛나는 지점은 실제 삶에서 마주할 법한 현실의 인간들이 변화하는, 그 지난하고도 기적 같은 과정을 섬세하고 세밀하게 그려내는 데 있다”며 “성급하지 않게, 현실의 제약과 마음의 연약함까지 모두 아우르며 이 변화를 이끌어낸 김수연 작가의 따뜻한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제작자 부문 수상의 영예는 ‘빅토리’ ‘하이파이브’를 만든 안나푸르나필름 이안나 대표에게 돌아갔다. 두 작품 모두 올해 ‘벡델초이스10’에 올랐다. 이화정 벡델데이 프로그래머는 “‘빅토리’와 ‘하이파이브’는 소재·장르·규모 면에서 다르지만 약하고 평범한 캐릭터가 선사하는 힘을 간과하거나 눈치 보지 않고 밀어붙이는 제작자의 소신에 있어 공통점을 갖는다”라며 “한국 영화계에 작지만 꼭 호흡해야 할 쉼표 역할을 하는 제작사 안나푸르나필름 작품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영화 부문 벡델초이스10에는​ △검은 수녀들 △그녀에게 △딸에 대하여 △럭키, 아파트 △리볼버 △빅토리 △최소한의 선의 △파과 △하이파이브 △한국이 싫어서(가나다 순) 등이 선정됐다. 2024년 6월부터 2025년 5월까지 공개된 실질 개봉작 및 OTT 오리지널 125편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벡델데이 2025는 오는 9월 6일부터 7일까지 KU시네마테크에서 이틀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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