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9월 말부터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이 전국으로 시행되면서 관광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무비자 제도가 허용되고 있는 제주의 경우, 이번 조치로 국내 다른 지역과의 차별성이 적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지만, 제주 방문 중국 관광객의 90% 이상이 개별관광객이라는 점과 전체적인 한국여행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 29일부터 내년 6월까지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해 한시적으로 비자가 면제된다.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을 앞두고 방한 관광 수요를 이끌어내 내수 경기를 부흥하겠다는 방침이다.
◇ 제주-중국 하늘길 넓어졌다…수도권과 패키지 상품 준비 중
제주도는 이미 무비자 입국을 시행하고 있으나 이번 전국 확대로 관광객 유입이 늘어나면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인은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제주도청이 공개한 외국인 관광객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190만5696명이다. 이 중 중국인 관광객이 138만3013명으로 전체 관광객 수의 72.6%를 차지한다.
올해는 외국인 관광객이 더 늘어나는 추세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기준 제주를 방문한 누적 관광객 수는 702만3903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내국인은 586만310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감소했으나 외국인 관광객은 116만789명으로 14.2% 증가했다.
이에 발맞춰 올해부터 제주도와 중국을 오가는 항공 노선도 늘렸다. 지난해만 해도 제주와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13개 도시다. 지난 3월부터 천진, 장춘, 대련, 하얼빈, 청두, 장사, 충칭 등에도 직항이 생겨났다.
현재 제주 최대 인바운드 관광업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관광과 제주 관광을 묶는 패키지 여행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광객이 수도권 관광을 한 뒤 제주 여행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마련할 계획이다.
제주도도 관광객 유치에 힘을 주고 있다. 수도권으로 입국한 단체객을 제주로 유인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중국 지역별 선호도를 반영한 맞춤형 상품도 개발 중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난 3월 중국 단체관광객 한시 비자 면제 3분기 시행 발표 당시부터 이를 중요한 전환점으로 인식하고 선제적 마케팅 전략을 추진해 왔다”며 “중화권 제주관광홍보사무소와 연계해 현지 여행업계·항공사·유관기관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롯데관광 등 실적 개선 ‘뚜렷’…하반기도 ‘쾌청’
제주도 여행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광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롯데관광개발이다. 드림타워 카지노와 호텔이 동반 상승하면서 올 들어 실적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3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1%나 증가했다. 창사 이래 분기 기준 최대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1577억원으로 35.8% 증가했고 당기순익도 59억원으로 분기 기준 흑자 전환했다. 지난 2020년 12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개장한 이후 처음이다.
특히 올해 1월부터 방문객 수와 드롭액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분기 카지노 방문객 수는 약 15만명으로 무려 71.3% 증가했고, 드롭액은 6685억원에 달해 전년 대비 63% 상승했다. 방문객 수는 7월에도 5만6691명이 방문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7월 드롭액도 2742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통상 하반기에는 성수기인 8월을 중심으로 9월, 10월, 7월 순으로 매출이 높게 나타났다”며 “3분기 시작인 7월 실적 흐름을 고려할 때 나머지 기간 매출과 방문객 수도 전 분기를 넘어서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실적 개선세를 등에 업고 주가도 크게 올랐다. 올 들어 전날까지 롯데관광개발은 주가가 133.86%나 오르며 세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롯데관광개발 주가는 올해 초 9670원이었으나 상반기 말 1만5270원까지 상승했다. 다른 카지노주인 파라다이스와 GKL 주가는 각각 96.35%, 46.29%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점쳤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성수기 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신규 고객 유입 경로 확장과 마케팅 역량 강화가 실적 레버리지를 더욱 키울 것”이라며, “2분기를 넘어 3분기에도 긍정적인 실적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신규 노선 취항 및 중국인 인바운드 확대가 하반기 실적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익 기여도가 높은 카지노에서의 고성장세 지속됨에 따라 7월 호실적을 바탕으로 성수기에 접어드는 8~9월도 견조한 성장 이어가며 3분기 또 한번의 최대 실적과 함께 당기순이익 흑자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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