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 감수"…SK텔레콤, 신뢰 회복에 7000억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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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SK텔레콤(017670)이 사이버 침해 사고 후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5년간 7000억원 규모의 보안 투자와 대규모 보상책을 쏟아붓는다. 

유심 무상 교체, 요금 50% 할인, 멤버십 혜택 확대 등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 이행으로 단기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보안 체계 강화와 AI 인프라 확충을 통해 기업 가치를 되살린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6일 열린 2025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고객 안심 패키지 △정보보호 혁신안 △고객 감사 패키지로 구성된다. 목표는 사이버 침해 사고 재발 방지와 고객 기반 회복이다.

고객 안심 패키지에는 △전 고객 유심 보호서비스 가입 △비정상 인증 차단 시스템 최고 단계 강화 △희망 고객 대상 유심 무상 교체 △글로벌 보안 솔루션 '짐페리움' 1년 무상 제공 △사이버 침해 보상 보증 제도 도입이 포함됐다.

중장기 정보보호 혁신안에는 5년간 7000억원이 투입된다. 핵심 과제는 △제로 트러스트 기반 다단계 보안 체계 구축 △악성코드 제로화 △EDR·NDR 차세대 보안 솔루션 전면 도입이다. 여기에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법적 기준 이상으로 강화하고 △내부 검증 체계도 고도화한다.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미국 NIST 사이버 보안 프레임워크 기준 '글로벌 최고 수준'의 보안 체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고객 감사 패키지로는 8월 한 달간 통신요금 50% 할인, 연말까지 매월 데이터 50GB 추가 제공, T멤버십 릴레이 할인, 재가입 고객 멤버십 등급·가입 연수 복구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7월 단통법 폐지로 대리점 지원금과 프로모션 자율성이 확대된 만큼, 재가입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활동도 강화한다.

이번 조치로 단기 실적 하락은 불가피하다. SK텔레콤의 2분기 매출은 4조3388억원, 영업이익은 338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37.1% 감소한 수치다. 유심 교체·대리점 보상 등 일회성 비용 2500억원이 반영됐고, 5G 가입자는 전분기 대비 22만명 줄어든 1702만명으로 집계됐다.

하반기에는 통신요금 50% 할인 등 보상책이 본격 반영되며 실적 압박이 심화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기존 17.8조원에서 17조원으로 낮췄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큰 폭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회사는 장기적 관점에서 이번 투자를 '필수 비용'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양섭 CFO는 "단기 재무적 임팩트가 크지만, 고객 신뢰 회복이 기업 가치 회복의 전제"라며 "AI 데이터센터와 보안 투자를 병행해 본업 펀더멘탈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AI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성장했다. AI DC 사업 매출은 13.3% 늘어난 1087억원을 기록했다. AIX 사업은 15.3% 증가한 468억원으로 집계됐으며, AI 에이전트 '에이닷'은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 

SK텔레콤은 AWS와 협력해 울산에 2027년 가동 목표의 하이퍼스케일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건립 중이며, 2030년까지 총 300MW 용량 확보와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SK텔레콤은 2분기 배당금을 주당 830원으로 확정했다. 향후 연간 배당 규모는 실적 상황을 고려해 연말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김 CFO는 "주주 신뢰 역시 고객 신뢰와 마찬가지로 회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라며 "다양한 요소를 충분히 검토해 합리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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