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자율준수 프로그램 수년째 동일...'공정위 혜택'만 챙기나

포인트경제

[포인트경제]

충정로 종근당 본사
충정로 종근당 본사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율준수프로그램(Compliance Program, CP)은 기업의 자발적 준법문화를 토착화 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종근당의 최근 자율준수프로그램 공시를 보면 수년째 동일 내용의 반복이다.

'CP우수부서 선정', '컴플라이언스 서약서 작성', '영업부서 서약작성', '포럼·워크숍 참석', '대표이사 간담회 참석' 등의 대부분의 내용이(2022년~2024년) 내용이 거의 동일하게 반복되고 있다.

조사, 조사 내역, 자체 리스크 평가, 위반 사례 적발, 그에 따른 조치나 개선은 없고, 대부분이 이벤트성의 단순한 활동만 명시되어 있다.

지난 1월 23일의 종근당 공시(No.20250123000202)를 3년째 동일 내용의 단순 활동만 있다.

종근당은 최고 등급인 AAA의 바로 밑의 등급인 AA등급이다. 그동안 종근당은 CP 보고서 공시와 함께 CP A등급 유지, ISO 인증, 공정거래조정원 AA등급 획득 등을 강조해 왔다.

공정위는 자율준수 프로그램(CP)을 충실히 지키는 기업에게 주는 혜택은 상당히 크다.

CP 등급 유지는 과징금 최대 15% 감면 및

공정위 직권조사 1년 6개월 면제라는 실질적 혜택이 있다.

또한 CP등급의 유지는 기업의 ESG평가와 맞물려있다.

최근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가 기업 지속가능경영의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CP는 그 중 Governance(지배구조)의 실천 수단으로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기업의 법 위반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하고,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하는 CP는 곧 ESG에서 말하는 투명성과 책임성, 이해관계자 중심의 경영과 연결된다.

종근당의 최근 3년간의 거의 동일한 CP공시 내용을 보면 CP 제도의 혜택을 보고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매년 비슷한 내용을 '복붙(복사·붙여넣기)'하는 공시 보고서를 제출하는 방식에 대해 공정위나 유관기관들도 그런 행위에 대해 판단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종근당의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내용을 보여주는 웹페이지가 연결이 끊어져있다.(2025년 8월 1일 기준)
종근당의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내용을 보여주는 웹페이지가 연결이 끊어져있다.(2025년 8월 1일 기준)

본지 취재중에 종근당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내용을 보여주는 웹페이지가 갑자기 사라졌다. 계속 연결을 해볼려고 해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서초동 법조관계자는 "CP등급을 획득하거나 유지를 할려면, 기업 회계 외감과 같이 법무법인이나 관계된 회사와 계약을 맺어 외부 컨설팅을 해야한다"며 "일부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공정위가 기업들을 세세하게 조사할 수 없는 빈틈을 노려, 과징금 15%의 감면과 1년6개월간의 공정위 직권조사 면제 혜택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근당과 같은 방식으로 CP가 단지 '제도적 형식'에 그칠 경우, 이는 오히려 ESG 경영의 본질을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공정위 CP 등급, ISO 인증 등 외형적 지표만으로는 기업의 실질적 변화와 책임 있는 경영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22년~2024년 동안에 종근당에는 여러 이슈들이 있었다. 특히 윤리적인 이슈들이다. 그럼에도 종근당은 '윤리경영' 홍보에 주력하고,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평가하는 'AA등급' 획득을 했다.

법조관계자는 "과징금 최대 15% 감면 및 공정위 직권조사 1년 6개월 면제라는 큰 혜택이 있는 만큼, 공정위 관계자들도 CP 등급별로 기업들의 재검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포인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종근당, 자율준수 프로그램 수년째 동일...'공정위 혜택'만 챙기나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