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국힘에 강공 모드’ 견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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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 수장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향한 강경한 입장을 행보와 메시지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정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미소를 보이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집권 여당 수장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향한 강경한 입장을 행보와 메시지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정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미소를 보이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집권 여당 수장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향한 강경한 입장을 행보와 메시지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정치권의 관례로 여겨져 온 ‘지도부 예방’ 일정에서 국민의힘을 제외했고, 전당대회 당시 주장해오던 국민의힘 정당 해산 추진 가능성도 재차 언급했다.

◇ ‘예방’ 건너뛰고, ‘정당 해산’ 언급

5일 정 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 예방을 시작으로 진보 정당으로 분류되는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지도부를 차례로 만났다. 

하지만 정 대표의 예방 일정엔 국민의힘은 제외됐다. 그간 정 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국민의힘의 사과와 반성을 강조해 왔는데, 국민의힘이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자 예방 일정을 잡지 않은 것이다.

당 대표 비서실장인 한민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국민의힘 같은 경우 지금 전당대회 모습이나 윤석열·김건희 부부와의 관계를 끊어내지 못하고 여전히 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을 반대하고 (있다)”며 “거기에 (더해) ‘윤 어게인’을 외치는 정당의 지도부와 만나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각을 해보게 된다”고 말했다.

권향엽 대변인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같은 경우 내란 과정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성찰이 현재까지는 없어서”라며 예방 일정을 잡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개혁신당을 방문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권 대변인은 “(정 대표의) 특별한 말은 없었지만, 특검 수사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정 대표가 국민의힘 예방 일정을 건너뛰자 당사자인 국민의힘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KBS 라디오에 나와 “여야 대표가 새로 선출되면 새로 선출된 당 대표가 다른 당의 당 대표를 예방하는 것이 (국회의) 오랜 관행이었다”며 “그것을 다 무시하겠다는 것은 포용과 공존이라고 하는 생각이 정 대표 머리에는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 대표는) 야당의 대표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집권 여당, 다수당의 당 대표니까 소인배다운 행동을 하지 말고 대인처럼 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가운데 정 대표는 메시지를 통해서도 국민의힘을 향한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지난 전당대회 당시 국민의힘 해산을 주장해 왔는데, 당 대표 당선 후에도 이러한 입장을 재차 밝힌 것이다.

그는 이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국민의힘 정당 해산 추진 가능성에 대해 “못 할 게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 당시 통합진보당 해산 사례를 언급했다.

정 대표는 “통합진보당 같은 경우 (해산 이유는) 내란예비음모 혐의였고, 5명의 의원직을 박탈했다”며 “통합진보당 해산 사례로 비춰 보면, 국민의힘은 10번·100번 정당 해산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국회 본회의 의결을 통해 위헌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민 정당해산심판 청구법(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며 국민의힘 정당 해산을 언급해 왔다.

다만 정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 추진을 하지 말라고 할 경우 어떻게 하냐는 물음에 “대통령이 하지 말라고 그러면 그때는 심각하게 (고려해 보겠다)”고 답했다.

송 위원장은 정 대표의 국민의힘 위헌정당 해산 발언에 대해서도 “지금 그렇게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야당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정치 탄압 내지는 정치 보복성의 행위를 하겠다고 비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이처럼 정 대표가 국민의힘을 향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국민의힘의 사과·반성을 압박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지난 2일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은) 철저하게 반성하고 사과해도 모자라다”며 “진정으로 사과하지 않고 아직도 윤석열을 옹호하는 세력이 국민의힘에 있다면 그들과 어찌 손잡을 수 있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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