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NC AI와 크래프톤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각각 정부 독자 AI(인공지능) 파운데이션 사업에 선정됐다. 게임산업에서 축적한 역량이 국가대표 AI를 개발하는 데 활용된다. 글로벌 기업에 대응한 데이터 주권이 강조되는 가운데, 게임업계가 국내 AX(AI전환)를 이끄는 한 축이 됐다.
◇ NC AI, 게임 개발→버티컬 AI→국가 대표 AI 발전
NC AI 컨소시엄은 ‘산업 AI 전환을 위한 확장 가능한 멀티모달 생성용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과제로 설정했다. NC AI가 총괄하는 컨소시엄에는 고려대학교,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한국과학기술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에이아이웍스, 포스코DX, 롯데이노베이트, HL로보틱스, 인터엑스, 미디어젠, 문화방송, NHN이 참여했다. 게임 사업도 하는 NHN은 금융과 AI반도체 부문에서 협력한다.
이들은 △글로벌 최고 성능 200B 급 독자 대규모 언어 파운데이션 모델 패키지 개발 △독자 LLM(거대언어모델) 기반 통합 멀티모달 인지 생성 파운데이션 모델 패키지 개발 △독자 AI의 산업 확산을 지원하는 도메인옵스(도메인에서의 운영, 자동화, 최적화 등이 가능한 프레임 워크) △제조·유통·로봇·콘텐츠·공공 산업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등이 목표다.
NC AI는 게임사 엔씨소프트의 AI 전문 자회사다. NC AI는 지난 2월 분사된 이후 6개월 만에 정부가 추진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에 선정되며 국내 대표 AI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엔씨는 14년 전인 2011년 AI 연구 조직을 만들고 게임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 AI 역량을 키웠다.
엔씨는 2023년 LLM 바르코를 공개하며 AI 사업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바르코는 엔씨가 서비스하는 게임 IP(지식재산권)를 학습해 게임 개발에 특화됐다. 바르코는 게임 캐릭터와 장비 등의 아이템을 만들거나 퀘스트 동선을 최적화하고 NPC(Non Player Character)가 하는 말의 초안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NC AI는 패션, 미디어, 커머스 등에 특화된 버티컬 AI로 사업을 확장했다. 게임 의상을 제작하는 경험은 패션 특화 바르코 아트를 통한 MLB·디스커버리 등과 협업으로 이어졌다.
NC AI는 글로벌 모델들과의 성능 경쟁에서도 성과를 냈다. 지난달 오픈소스로 공개된 멀티모달 AI 모델 바르코 비전 2.0 1.7B는 OpenGVLab의 InternVL3 2B, 알리바바의 Ovis2 2B와 비교해 영문 텍스트 처리 MT-Bench, 한국어 K-SEED, K-LLaVABench, 광학문자 판독 CORD, ICDAR 등 다양한 벤치마크에서 글로벌 모델들의 성능을 넘었다. 멀티모달은 텍스트, 이미지 등 다른 형태 데이터를 통합 처리하는 기술이다. NC AI는 꾸준한 기술 개발로 신뢰를 얻어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크래프톤, 게임 서비스 역량 활용 멀티 모달 AI 개발 참여

국내 대표 게임사 크래프톤은 SKT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SKT 컨소시엄에는 크래프톤, 포티투닷, 리벨리온, 라이너, 셀렉트스타,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한국과학기술원 등이 모였다. SKT 컨소시엄은 모든 국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AI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사무·제조·자동차·게임·로봇 분야의 AI 혁신을 이끄는 게 목표다.
크래프톤도 AI 개발 시작은 게임 제작 효율화였다. 크래프톤은 2021년부터 AI를 게임 등의 사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대화형 챗봇, 언어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기술 개발이 진행된 이후에는 게임 개발 효율화만이 아니라 AI 콘텐츠도 등장했다.
지난 3월 신작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는 이용자와 상호작용이 가능한 온디바이스 소형 언어모델 기반 CPC(Co-Playable Character) 게임 캐릭터를 선보여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크래프톤은 AI 가상 캐릭터 개발 기술 엔비디아 에이스를 적극 활용했다.
CPC로 축적한 AI 설계 경험은 AI 에이전트의 게임 플레이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벤치마크 Orak을 만드는 데 사용됐다. 소형언어모델 개발 역량도 쌓았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SKT와 공동으로 개발한 7B 규모 추론 특화 언어 모델 3종을 글로벌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SKT 컨소시엄에서 크래프톤은 AI 모델 설계, 데이터 학습, AI 서비스 개발 등에서 역량을 발휘한다. △멀티모달 아키텍처 설계 및 학습 알고리즘 연구 주도 △게임 등 도메인 특화 AI 솔루션 개발 △AI NPC, 스토리 엔진 등에 활용 가능한 API 개발 추진을 맡았다.
크래프톤은 “게임 플레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미지, 텍스트, 음성, 액션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멀티 모달 데이터셋 수집 플랫폼을 보유했다”며 “원천 기술 확보와 산업 적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이러한 역량으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핵심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에는 SKT, NC AI,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LG AI연구원 등 5개 컨소시엄이 정예팀으로 선정됐다. 각 컨소시엄은 9월 고품질 데이터(100억원), 특화 데이터셋 구축(28억원), 고품질 방송영상 학습용 데이터(200억원) 등을 지원받는다. 사업계획에 따라 GPU도 지원될 예정이다.
정예팀은 ‘K-AI 모델, K-AI 기업’ 명칭이 부여된다. 정부는 오는 12월까지 AI 파운데이션 모델 등에 대해 1차 단계 평가를 진행해 4개 컨소시엄으로 압축할 계획이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