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구속은 충분히 올라올 수 있다.”
우완 김시훈(26, KIA 타이거즈)은 2018년 NC 다이노스 1차지명 출신이다. 마산 로컬보이이기도 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2022시즌에는 포심 평균 146.7km이었다. 그러나 이후 3년간 143.6km, 141.1km, 141.2km다.

투수가 매년 구속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끌어올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김시훈은 아직 20대 중반이다. 작년의 경우 시즌 중반까지 선발투수로 뛰면서 자연스럽게 구속이 하락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작년 후반기부터 올 시즌까지 불펜으로만 뛰는데도 구속이 안 오르는 게 희한하긴 하다. 올해 끝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KIA로 트레이드 됐다. 작년보다 투구의 일관성이 떨어지면서, 평균자책점도 7점대까지 올랐다.
KIA는 김시훈이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확신하고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김시훈은 1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서 2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뒤 “손승락 수석코치님, 정재훈 코치님, 이동걸 코치님이 그 부분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써준다. 지금 던지는 걸 보면 충분히 올라올 수 있다고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 운동법도 많이 알려줬다. 그것만 잘 따라가면 좋은 공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했다.
KIA에서 2경기에 나갔다. 1일에는 대어 한화 사냥의 1등 공신이었지만. 7월29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서는 1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리고 두 경기 모두 포심 구속은 140km대 초반이었다. 한화전에는 제구가 유독 좋았고, 변화구 감각도 좋았다.
김시훈은 “필승조가 쉬어서 (이)의리 뒤에 붙는다고 얘기해줬는데, 그 믿음에 보답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실투가 적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마운드에 올라가서 공을 받아서 잡는데 손가락에 잘 감기더라. 그것 때문인지 모르지만 (포크볼)공이 좀 잘 떨어져서 범타를 많이 유도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컨디션이 좋은 경기였다는 얘기다. 그러나 불펜투수가 좋은 컨디션으로 마운드에 오르는 날이 1년에 몇 안 된다. 결국 공이 좀 덜 예리해도 타자들을 압박하려면 스피드를 올릴 필요는 있다. 당장 되는 일은 아니고, 시간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
KIA 적응도 중요하다. 김시훈은 “계속 있었던 선수처럼 잘 대해준다. 많이 알려주기도 하고. 팀마다 문화가 다른데 그런 점들을 바로바로 편하게 알려줘서 좋다. 광주에 오면 팬들 응원 때문에 마운드에서 압박감이 있었고 기가 눌렸다. 이젠 우리 팀이니까 반대로 생각하니 좋다”라고 했다.
자신의 역할을 확실하게 안다. 김시훈은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면 어느 상황에도 나갈 수 있다. 오늘처럼 필승조가 쉴 때 긴 이닝을 끌어줘야 하고 필승조가 나가면 앞에서 나가는 게 내 역할이다. 어느 순간이든 열심히 던지면 된다”라고 했다.

김시훈이 구속과 구위를 조금만 더 올리면, 장기적으로 필승조에 들어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한재승도 마찬가지다. 매년 조상우와 전상현만 바라보고 불펜을 운영할 순 없다. 조상우는 올 시즌 후 FA다. 장기적으로 더 많은 불펜을 발굴해야 하고, 김시훈과 한재승은 주요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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