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초거대 AI’… 국가대표 소버린 ‘네이버·SKT·NC·LG·업스테이지’ 5곳 압축(종합)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정부가 한국형 초거대 인공지능(AI) 개발을 이끌 'AI 국가대표' 5개 팀을 최종 선정했다. 네이버클라우드, SK텔레콤, NC AI, LG AI연구원, 업스테이지가 낙점됐다.

각 팀에는 GPU와 데이터, 인건비 등을 포함해 최대 2000억원 규모의 정부 지원이 투입된다.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 맞선 ‘한국형 독자 모델’ 구축 전쟁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최종 5개 팀을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정부가 디지털 주권을 민간 주체에 이양하고 생태계 전반을 구조화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에서 출발했다. 선정된 5개 팀은 모두 초거대 모델 기술력뿐 아니라 산업 적용성과 생태계 확장 역량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텍스트·음성·이미지·영상 등 모든 데이터를 통합 처리하는 ‘옴니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한다. 트웰브랩스, 서울대, KAIST 등과 함께 전 국민 체험형 AI 서비스와 ‘AI 에이전트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해 산업 확산을 꾀한다. 사우디·태국 등에서의 AI 수출 경험도 ‘K-AI’ 글로벌 확산 기반으로 삼는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클로바 총괄은 “서비스 현장에서 실질적 가치를 창출하는 국가대표 AI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크래프톤·포티투닷·리벨리온 등과 함께 풀스택 AI 모델을 개발한다. 자체 LLM ‘에이닷엑스(A.X)’ 시리즈를 기반으로 텍스트·비디오·음성 등 다양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옴니모달 AI에 도전하며, 고성능 AI 반도체(NPU) 최적화를 통한 모델 효율성도 확보한다. 서울대·KAIST·위스콘신대 등 석학들이 원천기술을 담당하며, 현재 20개 이상 기업·기관이 사용 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NC AI는 독립법인 전환 6개월 만에 54개 산학연이 참여한 '그랜드 컨소시엄'을 꾸려 국가대표로 선정됐다. 자체 개발한 초경량 멀티모달 모델 ‘VARCO Vision’은 글로벌 벤치마크에서 최고 성능을 기록했고, 스마트시티·패션·게임 등 다방면에서 실증이 진행 중이다. 2000억개 파라미터 규모의 초거대 모델과 산업 특화 ‘도메인옵스 플랫폼’을 함께 구축하며 공공 AI 서비스로의 확장도 추진한다.

LG AI연구원은 LG CNS·한컴·퓨리오사AI 등과 함께 ‘K-엑사원(K-EXAONE)’ 개발에 나선다. AI 모델 성능뿐 아니라 반도체, API, 산업 응용 등 전 주기를 통합하는 프런티어 AI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달 발표한 ‘엑사원 4.0’은 글로벌 AI 평가에서 공개모델 기준 세계 4위에 올랐으며, LG는 이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업스테이지는 중소 AI 스타트업과 연대한 ‘연합형 컨소시엄’으로, 국산 생태계 자립을 핵심 목표로 내세운다. 자체 모델 ‘솔라 프로2’는 글로벌 AI 분석 기관에서 국내 유일 10대 프런티어 모델로 선정됐으며, 금융·헬스케어·교육 등 실사용 중심의 전략이 강점이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기술의 뿌리를 한국에 두고 세계와 경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달 중 각 팀과 협약을 체결하고 GPU 1576억원어치와 연간 100억원 규모의 데이터 예산을 순차적으로 투입한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AI는 이제 국가 주권의 문제”라며 “한국형 독자 모델이 세계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정부가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