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마음들이 모이는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는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 간 시즌 14차전 원정 맞대결에 대타로 출전해 1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천금같은 동점타였다.
전준우는 지난 1일 고척 키움전부터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사유는 왼쪽 햄스트링 타이트함 때문. 그 누구보다 몸 관리를 철저히 하는 선수로 잘 알려져 있는 전준우의 결장에 김태형 감독은 전날 "허벅지가 안 좋은지 며칠이 됐다. 며칠이 됐는데, 안 올라오던 보고가 오늘(1일) 처음으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2일 경기에 앞서서도 이번주는 선발로 나서지 못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래도 대타는 가능했던 만큼 전준우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가장 중요한 순간에 대타로 들어섰는데, 역시 캡틴을 달랐다. 전준우는 1-2로 근소하게 뒤진 9회초 2사 1, 2루의 찬스에서 유강남을 대신해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키움 마무리 주승우와 무려 10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149km 직구를 공략,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리며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천금같은 동점타를 폭발시켰다.
이 안타로 분위기는 순식간에 롯데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고, 롯데는 연달아 대타로 김민성을 내세웠다. 그 결과 김민성이 이어지는 1, 3루에서 1루수 키를 살짝 넘어가는 안타를 뽑아냈고, 이때 3루 주자가 홈을 파고들면서 역전에 성공, 9회말 마무리 김원중이 등판해 실점 없이 경기를 매듭지으며 시리즈의 균형을 맞췄다. 경기가 끝난 뒤 중계방송사 인터뷰를 앞두고 있던 홍민기는 전준우가 동점타를 친 장면에 대해 "내가 1군에 온 뒤로 가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활짝 웃을 정도로 귀중한 승리였다.


타석에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전준우는 "솔직히 별 생각은 없었다. 그냥 쳐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주승우의 구위가 너무 좋다 보니, 이것저것 생각을 하지 않았다. 빠른 볼만 생각을 했는데, 다른 공을 많이 던지더라. 그런데 운이 좋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파울을 치면서 계속 밸런스가 좋아졌다. 그러면서 '조금만 몰리면 좋은 타구가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맞는 순간 안타임을 직감했다고. 전준우는 "키움이 내가 타석에 들어서면, 3루 쪽으로 시프트가 많이 걸린다. 그래서 3유간에 안타가 거의 안 나오는 편이다. 만약 정상적인 수비를 했다면 잡혔을 수도 있는데, 너무나도 극단적으로 수비를 하다 보니 좋은 코스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날 마운드에 호투에도 불구하고 타선이 힘을 쓰지 못하면서 키움에게 발목을 잡혔던 롯데. 이날도 9회까지는 분위기가 비슷했다. 전준우는 "선수들이 너무 잘하고 있다. 어제는 알칸타라 선수가 너무 좋았다. 김윤하도 선수들 말을 들어보니 폼, 템포가 바뀌었다고 하더라. 거기서 조금 미스가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빠졌다고 못 치는 건 아니다. 선수들도 사이클이 있기에 오늘을 계기로 내일은 좋은 타격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오늘 큰 경기를 잡았다. 만약 연패에 들어갔으면 분위기가 다운됐을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올해 키움을 상대로 전적이 워낙 좋고, 연패에 들어가면 강팀을 만났을 때 분위기가 안 좋을 수 있었는데, 이겨서 너무 좋다. 사실 분위기는 이전에도 계속 좋았다.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마음은 컸는데, 결과로 안 이어져서 안타까웠을 뿐이다. 베테랑을 비롯해 어린 선수들이 제 몫을 하고 있고, 그 와중에 (김)민성이가 잘 쳐서 너무 큰 역할을 해줬다"고 덧붙였다.
이제 몇 경기가 남지 않은 만큼 롯데는 지금의 흐름만 끝까지 이어간다면 2017년 이후 8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전준우는 "매년 같지만, 올해는 상위권에 있고, 팀도 너무 잘하다 보니, 마음들이 모이는 것 같다. 그래서 동료들이 더 잘했으면 좋겠고, 그런 마음이 서로에게 전달이 돼 더 잘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몸 상태도 괜찮다. 감독님께서 배려를 해주셔서 많이 괜찮아졌다. 내일은 괜찮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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