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사망사고가 잇따르는 SPC와 포스코 등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이뤄지면서 산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단순한 과징금을 넘어 ‘퇴출’ 수준의 경고를 언급하자, 기업들이 앞다퉈 안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1일 안전관리 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사고에 대해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데, 예상할 수 있는 일들을 방어하지 않고 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질책한 것과 함께 같은달 31일 민주당 산업재해예방 태스크포스(TF)·고용노동부와 간담회 후 마련한 후속 방안이다.
올해 들어 포스코그룹만 총 5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포스코이앤씨와 광양제철소에서 각각 4건과 1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포스코그룹은 “최근 포스코그룹 사업장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은 고인과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보내신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또한 국민 여러분들께도 작업현장의 안전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이같은 대책안을 공개했다.
포스코그룹은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 결과 중심 사고로, ‘어쩔 수 없다’는 접근보다는 재해 발생의 근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데 회사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룹 차원의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그룹 회장 직속의 ‘그룹안전특별진단 TF팀’도 출범했. TF는 학계, 기관 등 외부전문가들과 직원, 노조 등 대의기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 그룹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현황을 진단하고 개선과제를 도출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하도급구조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는 포부다. 포스코그룹은 “원청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 다단계 하청구조를 통한 위험의 외주화를 막겠다”며 “포스코그룹은 모든 현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하도급 위반사례에 대해서는 거래중단 및 계약해지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전관리 혁신 및 인프라 강화를 위해 한도를 두지 않고 안전 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매출의 일정 비율 이상을 안전 예산으로 편성하고 ‘선집행 후보고’ 원칙에 입각해 집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전 전문회사 설립도 검토한다. 포스코그룹은 안전 전문회사 설립을 위해 글로벌 안전우수기업 벤치마킹, 인수합병(M&A) 등 모든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안전과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안전기술 개발, 안전진단 및 솔루션, 공사안전 플랫폼 등을 개발해 중소기업과 하청업체 등 제조 및 건설현장에 안전기술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재가족돌봄재단’을 설립해 장학사업, 유가족 지원 등 수혜자 입장에서 다양하고 효과적인 기금활용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의 현장 릴레이 방문에 산업계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잇따라 산업재해 예방책을 내놓으며 대응에 대응에 나서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조선업계의 고질적인 안전 문제 해결과 중대재해의 원천 차단을 목표로 새로운 안전보건 경영체계인 ‘더 세이프 케어’를 오는 18일부터 전면 시행한다.
롯데건설은 올해 하반기 중대재해를 근절하고 무재해를 달성하기 위해 오는 연말까지 전국에 있는 현장을 대상으로 ‘안전 릴레이’ 캠페인을 시행할 방침이다.
한전KDN은 최근 박상형 한전KDN 사장 등 경영진이 직접 지하 전력구 감시시스템 작업 현장을 찾아 특별 안전 점검을 시행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열린 현장간담회에서 허영인 SPC회장에게 “예측할 수 있고 방지도 할 수 있는데 왜 똑같은 일이 벌어지나”라며 “추측할 수 있는 원인 중 하나는 예방을 위한 비용과 사고가 났을 때의 대가가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개별 사건마다 원인을 분석해봐야 하겠지만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것이라면 그건 정말로 바꿔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SPC는 이틀 만에 최근 생산직 야근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하고,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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