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화장품 실적 희비 교차…아모레 ‘질주’, LG·애경은 ‘주춤’

마이데일리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사옥. /아모레퍼시픽그룹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올해 2분기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들의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외 시장에서 고른 성장을 보이며 ‘깜짝 실적’을 기록한 반면,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은 채널 구조조정과 소비 위축 등 여파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기업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의 성과가 두드러진 2분기였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5.5% 급증했다. 매출도 8.9% 증가한 1조950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외 전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내며 매출은 11.1%, 영업이익은 17배 이상 늘었다.

국내에서는 설화수·프리메라·미쟝센·일리윤 등 주요 브랜드가 디지털 채널과 멀티브랜드스토어(MBS)를 중심으로 실적을 견인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2%, 164% 증가했다.

해외 사업도 호조를 보이며 매출은 14.4%, 영업이익은 611% 급증했다. 미주·EMEA(유럽·중동)·중화권 등 주요 시장에서 모두 고성장을 기록했고, 중화권은 거래 구조 개선 효과로 두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라네즈·이니스프리·에스트라 등 브랜드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고, 자회사 이니스프리·에뛰드·에스쁘아·오설록도 브랜드 전략 재정비와 유통 다변화를 통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서울 종로구 LG생활건강 광화문 사옥. /LG생활건강

반면 LG생활건강은 시장 경쟁 심화와 채널 구조조정 부담이 겹치며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6049억원, 영업이익은 5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8%, 65.4% 감소했다.

핵심인 화장품 부문은 6046억원의 매출과 163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됐다. 면세점·방문판매 등 전통 채널 구조 재편과 원가 부담 증가가 악영향을 미쳤다.

생활용품(HDB) 부문은 북미·일본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성장이 이어지며 매출은 2% 증가했지만, 고정비와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7.1% 감소했다. 음료 부문도 장마와 소비 둔화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2%, 18.1% 줄었다.

LG생활건강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31만5738주를 소각하고, 중간배당을 주당 1000원으로 결정했다.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 마포구 애경타워. /애경산업

애경산업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13억원, 영업이익 1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36.1% 감소했다. 다만 1분기와 비교하면 중국 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각각 13.4%, 84.6% 개선됐다.

화장품 부문은 틱톡 왕홍 마케팅과 에이지투웨니스(AGE20’S) 신제품 성과가 반영되며 전 분기 대비 회복세를 보였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고성장 기저 영향으로 각각 14.4%, 45.7% 감소했다.

생활용품 부문은 쿠팡·네이버 등 디지털 채널의 호조와 중국에서의 케라시스 프로폴리스 판매 확대에 힘입어 5.9% 성장했으나, 브랜드 투자 확대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16.7% 줄었다.

애경은 하반기 프리미엄 제품군 강화, 글로벌 시장 다변화, 성장 채널 플랫폼 강화 전략을 통해 수익 중심의 성장을 도모할 방침이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 위축과 고환율, 원가 상승 등 삼중고 속에서 브랜드 고급화와 글로벌 채널 확대가 실적 반등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아모레퍼시픽처럼 구조 재편에 선제적으로 나선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의 실적 격차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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