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확대와 테슬라와의 초대형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발판으로, AI·공조·로봇 등 차세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M&A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31일 열린 2025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2분기 HBM 제품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비트 기준 30% 이상 증가했고, 특히 HBM3E 제품 비중은 전체 HBM 매출의 80%까지 확대됐다"며 "하반기에는 90%대 후반을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DS 부문, HBM 덕에 적자폭 완화
삼성전자는 이날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7조9000억원, 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2조원대 적자를 기록한 2023년 4분기 이후 최저치다. 작년 동기(6조5000억원)와 비교해도 6조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이번 실적 부진은 약 1조원 규모의 재고자산 평가손실 충당금, 낸드 불황, 파운드리 적자 지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증권가에 따르면 메모리 사업은 3조원대 흑자를 기록했지만, 시스템LSI·파운드리는 2조원 후반대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AI 서버 수요 지속으로 HBM3E와 고용량 DDR5 판매가 늘며 메모리 부문이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며 "하반기에도 주요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투자로 AI 수요가 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BM3E 확대·HBM4 샘플 출하…"하반기 비중 90%대 후반"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4(6세대) 제품의 경우 1c 나노 공정 개발을 완료하고, 주요 고객사에 샘플 출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2026년 본격 수요에 대비해 생산능력(CAPA) 투자를 확대하고, 고객 관심이 높은 차세대 적층 기술인 하이브리드 카파 본딩에 대해서도 양산을 고려한 기술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HBM 시장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수요를 웃도는 공급 증가로 단기 가격 하락 압력이 있을 것"이라며 "제품 믹스를 최적화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HBM4 사업화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 23兆 수주…美 테일러 2나노 본격 가동
테슬라와 22조7647억원 규모의 장기 파운드리 계약도 공식화됐다. 계약 기간은 8년5개월로, 내년부터 미국 텍사스 테일러 팹에서 2나노 공정 기반 'AI6' 자율주행칩을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대형 고객사로부터 첨단 제품을 수주하며 선단공정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하반기에는 2나노 1세대 공정 기반 모바일 신제품 양산으로 상반기 대비 매출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설비투자는 기존 계획 내에서 집행하되, 내년 테일러 공장 가동에 맞춰 CAPEX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I·공조·로봇 등 신성장 M&A 가속
이밖에도 AI와 로봇, 전장, 핀테크 등 신성장 분야 인수·합병(M&A)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M&A는)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동시에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AI, 공조, 메디텍, 로봇, 전장, 핀테크 등 신성장 분야의 후보 업체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소니오(의료기술)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AI) △레인보우로보틱스(로봇) △플랙트(공조) △마시모(오디오) △젤스(헬스케어) 등 6개사를 차례로 인수했다.
그러면서 AI·로봇·디지털헬스 분야 40여개 벤처에 총 17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재용 회장의 무죄 확정으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2017년 하만 인수를 능가하는 초대형 M&A 재개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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