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두산 베어스 고효준이 구단 역사를 새로 썼다.
고효준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서 구원 등판해 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6-6으로 팽팽하게 맞선 7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온 고효준은 공 5개로 문성주를 2루 땅볼로 막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7회말 이유찬과 케이브가 연속 안타를 쳐 기회를 만들었다. 양의지가 병살타를 쳤지만 3루 주자 이유찬이 홈을 밟아 7-6 다시 리드를 잡았다. 고효준의 승리 요건이 갖춰진 셈이다.
이후 두산은 역전을 헌납하지 않았다. 8회초 1사 만루 위기를 박치국이 연속 삼진으로 지웠다.
그리고 8회말 박계범의 희생플라이, 이유찬의 적시타를 묶어 2점 더 달아났다.
9회 마무리 김택연이 1이닝을 막아내며 승리를 지켜냈다. 이렇게 고효준이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첫 승이자 통산 48승째를 달성했다.
무엇보다 의미있는 기록이 세워졌다. 42세 5개월 19일로 베어스 역대 최고령 승리투수가 된 것이다. 종전 기록은 박철순이 1996년 9월 4일 대전 한화전에서 40세5개월23일의 나이로 승리 투수가 됐다.

경기 후 만난 고효준은 "게임이 끝나기 전까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제 마음 속에서는 조금 기대했다. 대기록 부분도 좀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팀 레전드를 넘어선 기록이라 더욱 뜻깊다. 고효준은 "너무 영광이다. 나를 채찍질할 수 있는 게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승리로 고효준은 KBO 역대 최고령 승리 2위가 됐다. 1위 송진우를 목표로 향해 간다. 송진우는 한화 시절이었던 2009년 4월 8일 대전 두산전에서 43세 1개월 23일로 최고령 투수 기록을 세웠다.
고효준은 "이제 내가 목표로 하는 송진우 선배님을 향해 달려갈 생각이다"고 다짐했다.
프로 24년차 고효준은 우여곡절이 많다. 롯데 자이언츠를 거쳐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KIA 타이거즈, LG 트윈스를 거쳐 올 시즌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후 첫 승리이기도 하다. 고효준은 "어렵게 (팀에) 들어와서 어려운 상황에서 많이 나가다 보니 이런 부분 하나하나가 마음에 많이 새겨지는 것 같다. 그래서 더 뜻깊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45세 리치 힐이 14번째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섰다.
고효준도 잘 알고 있다. 그는 "나 역시 그때까지 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기회가 주어져야 그 기록을 깰 수 있기 때문에, 기회만 주신다면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어필했다.
고효준은 "최근 마음가짐이 바뀌었다. 전에는 할 수 있는 걸 다 하자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한 타자만 집중해서 끝내자고 생각한다. 그 다음은 보너스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지금 야구 인생은 보너스다. 많은 성적을 바라지는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야구 인생의 마지막 보너스라고 생각하고, 이 보너스를 차곡차곡 쌓아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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