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아 마땅해" 모자까지 벗었다, 왼봉승 파나마 특급 향한 사령탑의 헌사 [MD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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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엘 후라도를 향해 모자 벗고 인사하는 박진만 감독./삼성 라이온즈삼성 라이온즈 아리엘 후라도./삼성 라이온즈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아리엘 후라도가 시즌 두 번째 완봉승을 달성했다. 9회 대량 득점으로 무게추가 크게 기운 상황. 그럼에도 후라도는 마지막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박진만 감독이 그날의 뒷이야기를 밝혔다.

후라도는 2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9승(7패)을 챙겼다.

후반기 첫 승리다. 후라도는 20일 대구 키움전 4이닝 7실점 2자책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올 시즌 한 경기 최소 이닝이다. 금세 폼을 끌어올려 홀로 경기를 책임졌다.

두 번째 완봉승이다. 지난 6월 8일 대구 NC전 9이닝 2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호이자 커리어 첫 완봉승을 기록했다. 후반기 두 번째 경기에서 다시 한 번 완벽투를 펼친 것.

박진만 감독의 행동이 화제가 됐다. 박진만 감독은 완봉승을 거둔 후라도를 향해 모자를 벗고 인사했다. 선수의 활약에 존경을 표하는 감독은 많지만, 모자까지 벗어 정중히 대우하는 경우는 드물다.

삼성 라이온즈 아리엘 후라도./삼성 라이온즈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삼성 라이온즈

27일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그럴 만한 대우를 받아도 될 선수"라고 단언했다.

이어 "제가 외국인은 많이 겪어봤다. 다 그렇진 않지만, 개인적인 기록이나 옵션을 생각하는 외국인들이 많다"며 "후라도는 개인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을 위해서 헌신하는 모습이 존경받아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헌신하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인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완봉이나 완투 후 선수의 등판 일정을 조정해 주는 경우가 있다. 박진만 감독은 "완봉이지만 투구 수가 많지 않다. 체력 주머니가 든든하니까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 오늘도 아무 문제 없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의 말대로 후라도의 '뱃살'은 팬들 사이에서 '체력 주머니' 혹은 '이닝 주머니'로 불린다. 사령탑은 "후라도는 (배가) 커져야 더 잘 던지는 것 같다"며 "여름에 체력이 버텨줘야 하니 더 잘 먹어야 한다. (배가) 커지면 더 좋은 영향이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삼성은 9회에만 8득점, 11-0으로 승기를 잡았다. 다른 투수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후라도가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박진만 감독은 "후라도의 의견을 물어보니 '올라간다는 마음을 먹었으니 자기가 올라가겠다'고 하더라"라며 기특해했다.

이러니 에이스다. 후라도의 배에는 체력과 이닝과 함께 '책임감'이 가득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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