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야구팬 시선집중, 류현진과 세기의 대결 승자인데…낭만의 김광현, 왜 "나에게 대투수, 기분이 막 좋지 않다"고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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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김광현./대전 = 이정원 기자SSG 랜더스 김광현./SSG 랜더스

[마이데일리 = 대전 이정원 기자] "다음에는 서로 좋은 컨디션에서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고 싶어요."

세기의 대결이 끝난 후 김광현(SSG 랜더스)이 남긴 말이다.

김광현은 지난 2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6이닝 6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6승(7패)에 성공했다.

이날 승리는 단순한 승리가 아니다. 바로 한국 야구를 함께 이끌었던 류현진과의 사상 첫 맞대결에서 거둔 승리다. 두 선수는 단 한 번도 상대를 한 적이 없었다. 2010년 올스타전, 2011년 시범경기에서 만난 게 전부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만난 적이 없었다.

이날 시작 전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이 주목된 가운데 류현진이 예상 밖에 1회에 고전했다. 1이닝 4피안타 2사사구 5실점으로 무너졌다.

SSG 랜더스 김광현./SSG 랜더스

그러나 김광현은 달랐다. 한화 타자들에게 이렇다 할 기회를 주지 못했다. 6회 연속 4안타를 2실점을 하긴 했지만, 타선이 일찌감치 점수를 내준 덕분에 크게 위협적이지 않았다.

경기 후 이숭용 SSG 감독도 "팀 승리가 절실했다. 그 승리의 주인공이 광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선수단이 오늘 광현이와 팀 승리를 위해 더 단합하고 집중하는 모습들이 보였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김광현은 "모든 사람들이 의식했듯이 나 또한 의식했다. 안 될 수가 없었다. 시작 전부터 카메라가 들어와 찍더라. 그래서 처음으로 이어폰을 꼈다"라며 "또한 여기 대전 신구장은 함성 소리가 크다. 집중력이 떨어진다기보다는 긴장이 된다. 매번 올 때마다 만원 관중이고 팬들과 거리도 가깝다. 사직처럼 몰려있는 느낌이라 집중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1회초에 점수를 내길 응원하고 있었다. 1점을 지원받고 하는 거랑 안 받고 하는 거랑 다르다. (최)정이 형이 치고 나서 마음이 편해졌던 것 같다"라며 "타자들이 후반기 침체기를 겪고 있는데 이날 경기를 통해 만회한 것 같다. 고맙기도 하고, 많은 경기가 남아 있으니까 남은 경기 잘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후반기 좋은 성적 냈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SSG 랜더스 김광현./SSG 랜더스

류현진이 1회 끝나고 내려갈지 상상조차 못했다. 류현진이 이날 기록한 1이닝은 KBO리그 데뷔 후 개인 한 경기 최소 이닝이다.

김광현도 "타자들이 5점이나 낼 줄은 몰랐다. 나도 낭만이 있다. 완투까지는 아니더라도 호투를 펼쳐서 야수들에게 미안하지만 투수전을 펼쳤으면 하는 꿈을 꿨다"라며 "현진이 형은 나에게 대투수다. 늘 내가 따라가야 하고, 올려다보는 입장이었다. 그래서인가, 기분이 엄청 좋지는 않다. 컨디션이 안 좋았던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서로 좋은 컨디션에서 최고의 피칭을 한 번 더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타선이 5점을 줬지만 김광현은 김광현대로 던졌다.

그는 "1회 볼넷이 나온 게 너무 아쉬워서 자책했다. 타선이 5점을 냈지만, 한화는 5-0에서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팀이다. 올 시즌 그런 경기가 많았다. 선취점을 뺏기고 나서도 이긴 경기가 많더라. 최대한 점수를 적게 주고, 주자도 덜 내보내자는 마음이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에서도 너무 잘해줬다. 감사하다"라며 "어떻게 보면 주장으로서 미안하다. 팀 성적이 떨어져 있는 게 내 탓인 것 같다. 선수들이 결의를 다졌는데, 앞으로 더 호의를 베풀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미소 지었다.

SSG 랜더스 김광현./SSG 랜더스SSG 랜더스 김광현./SSG 랜더스

이날 최고 구속 150km를 찍은 김광현은 "뭉침 증세가 있어 엔트리에 빠졌을 때 루틴을 바꿨다. 그때 트레이닝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줬다. 부상이라는 게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만큼, 부상에 조심하며 시즌 끝날 때까지 마무리를 잘하고 있다. 선수는 경기를 이겨야 힘을 받으니까 앞으로도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 선수들 모두 파이팅 하길 바란다"라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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