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단 한 개의 아웃카운트도 잡아내지 못하고 '제로퀵'의 수모를 당한 '이정후의 동료'가 빅리그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헤이든 버드송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의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0이닝 1피안타 5사사구 5실점(5자책)으로 박살이 났다.
지난 202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196순위로 샌프란시스코의 지명을 받은 버드송은 지난해 빅리그 데뷔, 5승 6패 평균자책점 4.75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드러냈다. 그리고 올해는 불펜 투수로 시즌을 시작해 4월 한 달 동안 7경기에서 16이닝을 소화하며 1승 평균자책점 1.13을 마크, 5월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기자, 기회를 받게 됐다.
시작은 매우 좋았다. 버드송은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캔자스시티 로얄스를 상대로 5이닝 무실점을 마크하며 시즌 2승째를 손에 쥐었다. 그리고 두 번째 등판에서는 4⅓이닝 3실점(3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으나, 지난 6월 13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는 등 좋은 흐름을 이어나갔다.
이런 버드송이 조금씩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것은 6월 하순이었다. 롱 릴리프로 활약할 떄까지만 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던 제구가 발목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불안했던 모습이 이날 제대로 터져나왔다. 버드송은 1회말 선두타자 주릭슨 프로파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폭투로 실점 위기를 자초, 맷 올슨과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에게도 볼넷을 헌납하며 만루에 몰렸다.


세 타자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는 동안 버드송의 투구는 스트라이크는 3구에 불과했고, 볼운 무려 12개를 마크했다. 이후 버드송은 드레이크 발드윈에게 우중간 방면에 3타점 싹쓸이 역전 2루타를 허용했고,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한 버드송은 아지 알비스에게 볼넷, 션 머피에게는 몸에 맞는 볼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샌프란시스코 벤치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다.
샌프란시스코 벤치는 1회부터 버드송을 내리고 맷 게이지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이어 나온 맷 게이지가 닉 알렌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은 뒤 이닝을 매듭짓게 되면서, 버드송은 0아웃 5사사구 5실점(5자책)으로 최악의 투구를 기록하게 됐다. 충격의 제로퀵이었던 것이다.
이는 곧바로 샌프란시스코 구단과 메이저리그 불명예 역사로 이어졌다. 미국 'NBC 스포츠 베이 에이리어'는 "버드송의 이날 투구 기록은 구단 역사상 전례가 없는 것이었다. 4개의 볼넷, 5실점, 단 한 타자도 아웃시키지 못한 샌프란시스코의 투수는 버드송이 최초"라며 "메이저리그 전체로 봐도 10번쨰 사례이며, 가장 최근에는 2022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다윈존 에르난데스(現 소프트뱅크)였다"고 짚었다.
이어 "또한 버드송은 볼넷 4개, 사구 1개, 아웃카운트 0이라는 기록을 남긴 메이저리그 역대 세 번째 선발 투수가 됐다"며 "마지막으로 이 기록을 남긴 건 1996년이었다"고 덧붙였다.

분명 큰 기대를 받는 투수이지만, 이런 실망스러운 모습이라면, 버드송은 언제든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수 있다. 'NBC 스포츠 베이 에이리어'는 "충격적인 이닝이었지만, 버드송은 최근 계속에서 제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전반기 마지막 세 경기에서도 모두 4개 이상의 볼넷을 허용했다. 이에 샌프란시스코는 마지막 등판을 건너뛰게 하고 2주간 휴식을 부여했다. 이 공백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몇 달 전부터 지속된 심각한 문제"라고 짚었다.
버드송을 대신해 기회를 받을만한 투수도 있는 모양새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는 23세 투수에게 휴식을 더 주고 상황을 재정비하는 방향도 고려 중"이라며 "만약 자이언츠가 변화를 준다면, 트리플A에는 카슨 휘젠헌트와 카슨 시모어가 대기 중이다. 그리고 스펜서 비벤스나 트리스탄 벡을 활용한 불펜데이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즌 초반 좋은 스타트를 끊으면서 포스트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던 샌프란시스코. 하지만 최근 거듭된 부진으로 인해 점점 가을야구와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그 중에는 버드송이 부진한 것도 비중이 적지 않은 상황. 무언가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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