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자사주 매입 확대 “주주가치 제고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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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생명공학연구센터 전경. /셀트리온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이 자사주 매입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 신뢰도 회복을 위한 의지로 해석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1일까지 자사주를 매입했거나 매입 계획을 공시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10곳이 넘는다. 총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한다.

셀트리온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약 1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22일부터 장내 매수 방식으로 취득에 들어간다. 이번 결정으로 셀트리온 올해 자사주 매입 건수는 총 8차례, 누적 규모는 약 7500억원에 이른다. 자사주 소각은 약 9000억원에 달한다.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홀딩스도 두 차례에 걸쳐 5000억원 규모 셀트리온 주식을 매입키로 했다. 서정진 회장을 포함한 그룹 계열사와 임직원들도 총 1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기업 성장에 대한 굳건한 확신과 기업의 내재된 가치가 시장에서 과도하게 저평가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자사주 매입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1일 이사회에서 약 2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의했다. 오는 10월 1일까지 약 3개월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장내 매수를 진행한다. 이번 자기주식 취득은 지난 5월 공시한 '자기주식 취득 이행 계획'의 후속 조치로 주가 안정 및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이다.

유한양행 측은 "보유예상 기간은 취득 완료일로부터 1년 이상이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소각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에는 253억원 규모의 보통주 24만627주를 소각했다. 향후 2027년까지 총 1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로드맵도 제시한 상태다.

중견·중소 제약사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바이오노트는 이달 8일 NH투자증권과 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바이오노트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 및 시장 안정화”를 자사주 취득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유통 주식 수 감소에 따라 주가 부양 효과도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유유제약은 총 2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발행 주식 수 대비 약 2.7%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지난 1994년부터 29년간 유유제약은 매년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또 2020년 이후 자사주 매입과 소각, 무상증자 등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앞으로도 성장을 신뢰해준 주주들에 대한 책임 있는 보답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올해 들어 자사주 매입에 나선 제약바이오 기업은 메디톡스(101억원), 한국유나이티드제약(100억원), 리가켐바이오(70억원), JW중외제약·휴메딕스(각 50억원), 한올바이오파마(32억원), 코미팜·선바이오·일양약품(각 10억원) 등이다. 일부는 추후 자사주 소각이나 장기 보유 가능성도 함께 언급하고 있다.

전문가는 이 같은 자사주 매입 러시가 단기적 주가 방어 차원을 넘어, 장기 투자자와의 신뢰 회복, 경영진의 책임경영 메시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긴축과 투자심리 위축으로 올해 들어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에 저평가 인식이 커졌다”며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스스로 가치를 입증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상법 개정안 논의로 자사주를 장기 보유하지 못하고 일정 기간 내 소각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단순한 매입 계획이 아닌, 구체적인 소각 일정과 실행 의지가 시장 신뢰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21일 자사주 매입 결의 이후 22일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소폭 하락한 18만400원에 마감하며 뚜렷한 반등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유한양행은 자사주 매입 공시 다음 날인 2일 전일 대비 약 1.6% 오른 10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지난 17일 존슨앤드존슨의 실적 발표에서 리브리반트·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시장에서 점유율 25%를 기록 중이라고 밝히면서 주가는 12만47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고점인 16만6900원과 비교하면 약 25%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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