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롯데그룹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1박 2일 일정의 사장단 전략회의를 열고, 그룹 전반의 강도 높은 쇄신을 예고했다. 신동빈 회장은 “본업 경쟁력 회복 없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렵다”며, 사업 체질 개선과 브랜드 재정립, 생산성 향상 등 고강도 경영 전략을 제시했다.
롯데는 지난 16~17일 경기도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에서 ‘2025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을 열고, 그룹 핵심 경영진 80여 명과 함께 중장기 전략을 집중 논의했다. 회의에는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을 포함해 각 사업군 대표 및 계열사 CEO들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기존 반기마다 하루 일정으로 열리던 VCM을 이례적으로 1박 2일간 진행한 것으로, 롯데 안팎의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전면적인 전략 점검과 해법 모색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 회장은 회의 서두에서 “핵심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회복이 절실하다”며 “기업 경영에 있어 가장 큰 실수는 문제를 알면서도 외면하거나 문제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하반기 경영 방침으로 △브랜드 가치 제고 △사업군별 전략 추진 가속화 △생산성 향상을 제시하며, 실행력 강화를 강조했다.
사업군별 대응 방향도 구체화됐다. 신 회장은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불황으로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화학군에 대해 “고부가가치 사업 전환 등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기초소재 비중이 전체 매출의 60%를 넘는 만큼, 첨단 기술 기반 사업으로의 전환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유통군에는 디지털 전환과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재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식품군에는 핵심 제품 중심의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 확장을 통한 성장 동력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브랜드는 오랜 시간 축적된 기업의 자산이자, 사업 경쟁력의 근간”이라며 메가 브랜드 육성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이번 회의에서 ‘PEST 관점 경영’을 특별히 강조했다. 정치(Political), 경제(Economic), 사회(Social), 기술(Technological) 등 외부 환경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5년, 10년 뒤 경영환경의 변화를 예측하고, 지금과 3년 뒤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계획해야 한다”고 말하며, 미래 대응력과 실행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릴 것을 당부했다.
또한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실패와 같다”며, 본업 안에서의 끊임없는 혁신과 선제적 도전 정신을 재차 주문했다. 회의 말미에는 “그룹의 미래를 위해 모두 저와 함께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번 회의는 그룹 전반의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열린 만큼, 모든 세션이 비공개로 진행됐고, 참석자 간 치열한 토론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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