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드디어 우리가 아는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이 돌아왔다. 하지만 구자욱은 자신의 성적에 만족하지 못했다. 이유는 '팀 성적' 때문이다.
지난 시즌 구자욱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129경기에 출전해 169안타 33홈런 92득점 115타점 타율 0.343 OPS 1.044를 기록했다. OPS 2위, 장타율(0.627) 3위, 타율·타점·출루율(0.417) 4위, 홈런 5위, 최다 안타 8위, 득점 공동 10위다. 외야수 골든글러브 한 자리도 구자욱의 차지. 38홈런-40도루를 작성한 김도영이 없었다면 리그 MVP도 가능했다.
올해 시작은 쉽지 않았다. 구자욱은 3월을 타율 0.258(31타수 8안타)로 마쳤다. 단순한 초반 부진으로 생각됐다. 하지만 부진은 4월(0.259)을 넘어 5월(0.236)까지 이어졌다. 5월까지 구자욱은 타율 0.249에 그쳤다. 통산 3할을 자랑하는 구자욱답지 않았다.

박진만 감독은 '부상'을 이유로 지목했다. 구자욱은 작년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도중 도루를 시도하다 왼쪽 무릎 부상을 당했다. 왼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 진단이 나왔고, 가을야구는 물론 스프링캠프까지 영향을 받았다. 박진만 감독은 "시즌 중에 계속 좋다가 작년 포스트시즌 때 다치고 나서 훈련량을 겨울에 채우지 못했다. 커리어가 있는 선수도 캠프를 완전하게 소화하느냐, 겨울에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구)자욱이도 그런 영향이 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6월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6월 22경기에서 타율 0.329(85타수 28안타)를 적어낸 것. 7월은 0.485(33타수 16안타)로 한술 더 떴다. 6월 이후 타율 0.373 OPS 0.949의 고공행진이다. 기간 내 타율 4위, OPS 6위다.
올스타전에서도 4타수 2안타 1득점 1타점을 기록, 후반기 활약을 기대케 했다.


17일 경기가 비로 취소된 가운데 구자욱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구자욱은 "전반기가 다소 아쉽게 끝났는데 부족한 부분들이 다들 뭔지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잘 보완해서 후반기에 모든 걸 다 쏟아부을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캡틴'으로서 후배들에게 주문한 것이 있을까. 구자욱은 "경기 나가는 사람은 경기장 안에서만큼은 에너지 넘치게 하자고 했다. 그래야 더그아웃에서 응원하고 준비하는 선수들이 힘이 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 나가는 사람이 좀 더 에너지 넘치게 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6월부터 타격감이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구자욱은 타격감보다는 '팀 성적'을 먼저 언급했다. 구자욱은 "알다가도 모르는 게 야구이기 때문에 초반에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 같다"라면서 "6~7월 괜찮았는데, 팀 승리가 훨씬 더 중요하다. 제가 6~7월보다 더 잘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의 말대로 타격감과 팀 성적은 엇박자를 탔다. 구자욱이 2할대 타율에 허덕이던 4월, 삼성은 2위와 4위를 오가며 최상위권 싸움을 벌였다. 6월 구자욱이 살아나자 팀은 9승 13패 승률 0.409로 올해 가장 낮은 월별 승률을 찍었다. 7월 4할대 맹타 속에도 삼성은 4연패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순위는 8위까지 하락했다. 개인 성적 상승에도 구자욱이 마음껏 웃지 못한 이유다.
후반기 '밝은 삼성'을 예고했다. 구자욱은 "쳐진 모습은 보기가 싫더라. 쳐진 모습 말고 항상 밝은 에너지 속에서 할 수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팬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 보겠다. 저희 선수들도 정말 열심히 싸우고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 믿고 응원 열심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구자욱은 올스타전에서 '전 세계 최고 미남 야구선수'를 표현했다. 별다른 분장은 필요 없었다. 그저 약간의 화장을 한 채 타석에 들어섰을 뿐.
구자욱은 "메이크업을 받고 야구를 한 적이 없어서 신기했다. 메이크업도 잘 해주셨다. '좀 괜찮은데?' 이런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번 게 제일 마음에 들었다"며 "면도도 했고, 외모에만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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