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영화에 눈을 뜨게 해준 작품이에요. '이런 세계가 있구나' '배우 되길 잘했다' 생각이 들 정도였죠. 굉장히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배우 안효섭이 영화 '전시적 독자 시점'(감독 김병우, '전독시')을 통해 스크린 데뷔에 나섰다. 데뷔 10년 만이자, 30대가 되고 난 뒤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안효섭을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누적 조회수 2억 회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인기에 힘입어 웹툰으로도 연재됐다. 이날 안효섭은 부담감은 없었냐는 질문에 "이 영화에 큰 제작비가 들어가고 많은 분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작품인 걸 안다.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김독자를 만들어내는 것뿐이었다"고 진심을 전했다.

"제 최대치를 끌어내는 것보다 맡은 바를 다하려 했습니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부끄럼 없이 현장에 임했거든요. 부담감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개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5일 진행된 첫 시사회에는 웹소설 '전독시'의 싱숑 작가도 자리했다. 안효섭은 "원작 작가님을 실제로 뵌 적은 없다. 감독님을 통해서만 얘기를 들었다"면서 "시사회에 오셔서 재밌게 보셨다고 들었다"고 반응을 전했다.
안효섭은 극 중 소설 [멸망하는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의 유일한 독자 김독자를 연기했다. 김독자 역할을 제안을 받고, 그 이유가 궁금했다는 안효섭은 김병우 감독의 답변에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평범해서'라고 하셨어요. 사실 이 직업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잖아요. 자신을 계속 드러내야 하고 잘난 것처럼 보여야 하는데 평범하다는 말을 들으니 뒤통수 맞은 기분이었죠. 저 자신에 대해 편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순간부터 독자한테 몰입하기 쉬워지더라고요."

데뷔 10년 만의 첫 영화. 안효섭에게 '전지적 독자 시점' 촬영 현장은 신세계였다. 두 시간의 짧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피땀을 흘리고, 퍼즐처럼 한 조각 한 조각 맞춰나간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그는 "드라마보다 더 몰입하기 쉽고 훨씬 더 값어치 있게 느껴지더라. 새롭고 즐거운 경험이었다"며 뿌듯하게 웃었다.
하지만 현장은 쉽지 않았다. 촬영 전 74kg이던 몸무게가 끝나고 67kg이 되어있었다는 안효섭은 "많이 먹어도 빠지더라. 육체적으로 힘든 것도 있었지만, 멸망하는 세계를 구한다고 생각하고 하니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세트에 들어가면 압박감이 들었고 계속 부담이 됐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안효섭은 김독자 역을 맡아 유중혁 역의 이민호와 호흡을 맞췄다. 이민호와는 과거 한 소속사에서 함께한 인연이 있다.
"형이라 연기하기 수월했어요. 제가 해외에 있을 때부터 활동하고 계셨고 그때부터 저는 드라마를 봐온 팬이었거든요. 또 독자한테 유중혁은 연예인, 영웅 같은 존재예요. 그런 지점에서 민호 형을 바라봤을 때 자연스럽게 케미가 나올 수 있었죠."
안효섭은 채수빈, 신승호, 나나와의 호흡도 전했다. 그는 "다들 본인 위치에서 훌륭하게 일하고 계신 분들 아닌가. 다들 존재감이 컸다"면서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걸 정확히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촬영 끝나고 대기실 들어오면 서로 토닥여주고 경이롭게 쳐다봤던 것 같다. 같이 고생하니까 덜 힘들다고 느껴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2015년 드라마 '퐁당퐁당 러브'로 데뷔한 안효섭은 '한번 더 해피엔딩'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어비스' '낭만닥터 김사부2' '홍천기' '사내맞선' '너의 시간 속으로' 등에 출연하며 대세 배우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새 드라마 '오늘도 매진했습니다' 촬영에 한창이다.
"인정받는 건 너무 감사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아요. 나 자신한테 떳떳한 게 중요하거든요. 누군가한테 대단하게 보일 때보다 제가 한걸음 나아갔을 때 잘했다고 느껴요. 배우로서 어떤 길을 보고 간다기보단 한순간 한순간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죠. 결국에 우리 모두 행복해지려고 사는 거잖아요. 인간 안효섭도 같이 챙기려고 노력 중입니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은 오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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