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공정성, 프로야구 존재 이유는 팬" 염경엽이 밝힌 올스타전 감독자 회의, 어떤 이야기 나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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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랜더스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ABS 불만 있나? 없다, 공정하기 때문"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9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올스타전 감독자 회의에서 나온 이야기 일부를 전했다.

올해 KBO리그는 체크스윙 오심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경기 결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큼의 체크스윙 오심들이 쏟아지고 있는 까닭이다. 이로 인해 경기 중 감독들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온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심판진은 잘못된 판정에 사과의 뜻을 전하기보다는 적반하장의 모습으로 나오는 경우가 더 많다.

때문에 억울한 판정을 당한 선수 당사자는 물론 사령탑, 팬들의 분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비난, 비판의 강도도 매우 높다. 물론 KBO가 체크스윙과 관련된 비디오판독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KBO는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을 도입, 테스트 과정을 밟고 있다. 그렇다면 왜 1군 무대에는 곧바로 도입이 되지 않는 것일까.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카메라의 각도다. 홈 플레이트를 직각으로 바라보는 방향에 카메라가 필요한데, 이렇게 될 경우엔 시야방해석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리고 각 구장마다 홈플레이트의 위치가 다른 것도 문제다. 때문에 중계방송 화면과 KBO에서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을 위해 설치한 카메라에서 촬영했을 때에는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게 KBO의 설명이다.

하지만 너무나도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이 1군에도 빨리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에 10개 구단 사령탑들은 올스타전 감독자 회의에서 의견을 모았고, 이를 KBO에 전달했다. 그리고 염경엽 감독이 17일 경기에 앞서 구체적인 진행 상황과 내용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 기준./크보 라이브 캡쳐2025년 6월 5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이 4회말 1사 2.3루서 김인태가 삼진을 당하자 김익수 구심에게 구명환 3루심의 체크스윙 판정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마이데일리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 삼성 박진만 감독이 7회말 선두타자 김재환의 체크 스윙이 선언되지 않자 김선수 3루심에게 항의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염경엽 감독은 "우천에 대한 이야기가 되게 많았다. 그리고 더블헤더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2주 연속으로 하게 되면 현장의 입장에서는 대미지가 있다는 것이다.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팀도 2주 연속 더블헤더를 했던 팀들이 있다. 그로 인해 부상자들도 많이 나오고, 과부하가 걸리는 것도 있기 때문에 더블헤더를 하는 것은 좋지만, 2주 연속은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KBO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하더라"고 말 문을 열었다.

이어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에 대한 이야기가 본격화됐다. 사령탑은 "체크스윙은 KBO에서도 '빨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감독들은 포스트시즌에는 무조건 해야 한다고 했다.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이다. 체크스윙 하나로 승·패가 결정됐을 때는 신뢰도가 무너질 수 있다"며 "치명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나는 체크스윙 하나로 이기고, 지는 것을 해봤다. 팀 입장에서도, 팬들이 봤을 때에도 그런 일이 벌어지면 공격은 KBO와 심판진을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KBO도 포스트시즌에는 바로 도입할 수가 없기 때문에 아마 최대한 빨리 준비해서 시즌을 치르면서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에 들어가려고 노력하려는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MLB와 NPB가 하니까 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의 역사가 됐지 않나. 우리가 먼저 해서 따라오게 만들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앞서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염경엽 감독은 "KBO리그도 세계 리그를 끌고 갈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한 문화가 됐다고 생각한다. 응원문화도 마찬가지다. 대만에서 우리나라 치어리더를 데려가지 않나. 우리만의 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어떤 리그를 따라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야구로 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야구장에 많이 오게 만들고, 얼마나 수준 높은 야구를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중요한 것"이라며 "ABS는 성공했지 않나. 스트라이크존으로 항의하는 선수가 있나? 없다. 공정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을 한다고 경기 시간이 길어지지 않는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공정성이다. 투수 보크도 못 잡지 않나. 보크인데 못 잡고 넘어가지 않나. 이런 것들로 경기에서 졌을 때의 피해는 팀뿐만이 아니라 리그 전체에게 간다. 팬들에게서 신뢰도가 엄청나게 떨어진다. 프로야구가 존재하는 이유는 팬"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미소를 짓고 있다./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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