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젠 조금 멀리서 이 팀을 지켜보려고 합니다.”
지난 14일 키움 히어로즈에서 경질 통보를 받은 홍원기 전 감독(52)이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갑작스럽게 유니폼을 벗었지만, 그는 구단을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팬으로 응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홍원기 전 감독은 “안녕하세요, 홍원기입니다. 키움 히어로즈에서의 제 지도자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습니다. 직접 팬 여러분께 인사드릴 기회가 없어, 이렇게 SNS를 통해 글로 나마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홍원기 전 감독은 “감독실을 정리하다 보니 많은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더군요. 2022년, 그 가을 무대에 다시 올랐던 순간엔 정말 전율이 돌고,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감독으로서 처음 승리를 거뒀던 날의 긴장과 기쁨, 감독 취임을 공식 발표했던 날의 설렘도 아직 선명합니다. 그리고 부산에서 거둔 100번째 승리. 숫자 ‘100’이 주는 무게와 책임감이 그날 따라 유난히 크게 다가왔던 기억도 납니다”라고 했다.
또한, 홍원기 전 감독은 “돌이켜보면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2009년 코치로 시작해 어느덧 17년이라는 시간을 이 팀과 함께했습니다. 코치 시절 입단했던 송성문 선수가 이제는 주장으로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보니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최근 팬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300여개가 넘는 메시지들, 하나하나 직접 답변 드리진 못했지만 모두 읽었습니다. 그 안에 담긴 진심 어린 응원과 따뜻한 말들, 정말 큰 힘이 됐고, 깊이 감사드립니다. 긴 시간 동안 성적과 관계없이 늘 퇴근길을 뚫고 응원하러 와 주시던 팬들, 뛰어와 선물을 건네주시던 분들, 그리고 손편지로 마음을 전해주시던 분들까지…그 마음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 팬이 직접 만들어 관중석에서 들고 계셨던 ‘원기 매직’이라는 플랜카드, 저를 닮았다고 정성껏 만들어주신 캐릭터 키링, 어린 학생 팬들이 감사하다며 건네던 편지들과 선물, 그 외에도 수많은 응원과 따뜻한 마음들이 지금도 하나하나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그런 팬분들 덕분에 끝까지 힘낼 수 있었습니다”라고 했다.
2006년부터 선수로, 2009년부터 코치로 20년간 몸 담았던 팀을 떠났다. 홍원기 전 감독은 “이제는 야구장 밖에서, 조금 멀리서 이 팀을 지켜보려 합니다. 그래도 마음만은 여전히 그라운드를 향해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마주치게 된다면, 저도 그날은 한 명의 팬으로서 누구보다 큰 박수를 보낼 겁니다. 우리 선수들, 남은 시즌 다치지 말고 끝까지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팬 여러분도 선수들을 믿고, 마지막까지 뜨거운 응원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애써 주신 구단 현장 직원 여러분에게도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 꼭 전하고 싶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늘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홍원기 드림”이라고 했다.

키움은 17일 후반기 첫 경기부터 설종진 감독대행 체제로 정비한다. 올 시즌을 설종진 감독대행 체제로 마무리하면서, 후반기부터 아예 2026시즌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즌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차기 감독이 수면 위로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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